한 번 털리면 끝…SKT발 스마트폰 유심 해킹 초비상

입력 2025-04-26 15:11:07

2단계 인증도 뚫린다…보안 사각지대 된 유심칩, 지금 바로 점검해야

26일 서울 시내 한 SKT 대리점에서 고객들이 유심을 교체하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서울 시내 한 SKT 대리점에서 고객들이 유심을 교체하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당신의 스마트폰 안에 숨겨진 보물창고, 유심칩이 해커들의 새로운 타깃이 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급증하고 있는 '유심 스와핑' 공격으로 인해 수많은 사용자들이 금전적 피해는 물론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디지털 시대의 필수품인 유심칩, 그것이 무엇이며 왜 해킹으로부터 보호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스마트폰을 개통할 때 가장 먼저 장착하는 작은 칩, 유심(USIM·Universal Subscriber Identity Module)은 단순한 통신 매개체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유심칩은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의 개인정보와 통신 기록, 결제 시스템 접근 권한 등을 담고 있는 소형 스마트카드다. 일각에서는 '디지털 신분증'이라 불릴 만큼 개인의 디지털 아이덴티티를 담고 있는 핵심 요소다.

"유심칩에는 국제 모바일 가입자 식별번호(IMSI)와 같은 고유 정보뿐 아니라 통신사의 서비스 접근 권한, 인증 키, 전화번호, 문자메시지 데이터까지 저장됩니다. 이는 마치 디지털 세계의 열쇠와도 같은 존재죠." 정보보안 전문가는 이렇게 설명한다.

유심칩이란 무엇인가?

유심(USIM)은 Universal Subscriber Identity Module의 약자로, 4세대(LTE) 이동통신망에서 사용되는 가입자 식별 모듈이다. 이전 세대의 SIM(Subscriber Identity Module)에서 발전한 형태로, 더 강화된 보안 기능과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한다.

유심칩의 주요 기능은 다음과 같다.

사용자 인증: 통신망에 접속할 때 사용자를 인증한다.
암호화 키 저장: 통신 데이터를 암호화하는 데 필요한 키를 저장한다.
개인정보 저장: 전화번호부, 문자메시지 등의 개인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통신사 서비스 접근: 통신사의 다양한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모바일 결제 지원: 일부 금융 서비스와 모바일 결제 시스템 이용이 가능하다.
현재 대부분의 스마트폰은 나노 유심(Nano-USIM) 형태를 사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물리적 카드 형태가 아닌 eSIM(embedded SIM)이라는 내장형 유심도 보급되고 있다.

유심 해킹, 왜 위험한가?
유심칩이 해킹 당하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은 상상 이상으로 크다. 대표적인 유심 해킹 수법인 '유심 스와핑(SIM swapping)'은 해커가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통신사를 속여 피해자의 전화번호를 자신의 유심으로 이전하는 공격이다.

"유심 스와핑 공격이 성공하면 해커는 피해자의 전화번호로 걸려오는 모든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가로챌 수 있습니다. 이는 2단계 인증(2FA)을 우회할 수 있다는 뜻이죠." 사이버보안 연구원은 경고한다.

유심 해킹으로 인한 주요 위험은 다음과 같다:

1. 금융 피해
모바일뱅킹, 전자지갑, 암호화폐 계정 등 금융 서비스의 인증 메시지를 가로채 금전적 피해를 입힐 수 있다. 특히 SMS 기반 2단계 인증을 사용하는 서비스는 더욱 취약하다.

"최근 유심 스와핑으로 인한 금융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중에는 수천만 원대의 암호화폐를 탈취당한 사례도 있었죠." 사이버수사대 관계자의 말이다.

2. 개인정보 유출
이메일, 소셜미디어, 클라우드 저장소 등의 계정을 탈취해 민감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 이는 추가적인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3. 신원 도용
해커는 피해자의 전화번호와 개인정보를 이용해 다른 서비스에 가입하거나 피해자를 사칭해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

4. 디지털 자산 손실
클라우드에 저장된 사진, 문서, 연락처 등의 디지털 자산에 접근해 삭제하거나 암호화하여 몸값을 요구하는 랜섬웨어 공격으로 발전할 수 있다.

5. 사회적, 심리적 피해
해커가 피해자의 신원으로 지인들에게 사기 메시지를 보내거나 소셜미디어에 부적절한 콘텐츠를 게시하는 등 사회적, 심리적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최근 서울에 거주하는 김모씨(34)는 자신의 휴대폰 신호가 갑자기 끊어진 후 1시간 만에 은행 계좌에서 1,200만원이 출금된 사실을 발견했다. 조사 결과, 해커가 유심 스와핑 공격을 통해 김씨의 문자메시지를 가로채 모바일뱅킹 인증번호를 획득한 것으로 밝혀졌다.

유심 해킹으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방법
유심 해킹의 위험성이 커지는 만큼,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도 중요하다.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주요 보호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통신사 보안 강화
유심 변경 시 본인 확인 강화: 통신사에 연락해 본인만의 특별한 PIN이나 암호를 설정하고, 유심 변경 시 반드시 이 정보를 확인하도록 요청한다.

통신사 계정 보안 강화: 통신사 웹사이트나 앱 로그인 시 강력한 암호와 2단계 인증을 설정한다.

"대부분의 통신사는 고객 요청 시 계정에 추가 보안 조치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본인 확인 질문을 추가하거나 유심 변경 시 반드시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필수로 하는 등의 조치가 가능하죠." 통신보안 전문가의 조언이다.

2. 인증 방식 개선
SMS 기반 2단계 인증 지양: 가능하면 SMS 대신 인증 앱(Google Authenticator, Microsoft Authenticator 등)이나 하드웨어 키를 사용한다.
생체인식 활용: 지문, 안면인식 등 생체인증을 적극 활용한다.

3. 개인정보 보호
SNS 정보 제한: 소셜미디어에 생년월일, 주소,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 공개를 최소화한다.
피싱 주의: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의심스러운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에 응답하지 않는다.

4. 이상 징후 주시
통신 서비스 중단 주의: 갑자기 통화나 데이터 서비스가 중단되면 즉시 통신사에 연락한다.
알림 설정: 계정 접속, 비밀번호 변경 등에 대한 알림을 설정해 이상 징후를 빠르게 파악한다.

5. eSIM 고려
eSIM 사용: 물리적으로 탈취가 어려운 eSIM 사용을 고려한다. 최신 스마트폰 대부분은 eSIM을 지원한다.
"eSIM은 물리적으로 분리할 수 없어 유심 스와핑 공격에 상대적으로 안전합니다. 다만 원격 해킹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므로 계정 보안에 신경 써야 합니다." IT 보안 전문가의 설명이다.

유심 해킹 피해 시 대응 방법
만약 유심 해킹 피해가 의심된다면, 다음과 같은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즉시 통신사 연락: 통신사에 연락해 유심을 잠그고 새 유심을 발급받는다.

금융기관 통보: 은행, 카드사 등 금융기관에 연락해 계정을 잠그고 이상 거래가 없는지 확인한다.

비밀번호 변경: 이메일, 소셜미디어, 금융 서비스 등 중요 계정의 비밀번호를 즉시 변경한다.

2단계 인증 재설정: 보안성 높은 방식으로 2단계 인증을 다시 설정한다.

수사기관 신고: 피해 사실을 경찰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한다.

"피해가 의심되면 즉각 대응이 중요합니다. 특히 통신사와 금융기관에 연락하는 것이 최우선 조치입니다. 증거 수집을 위해 모든 이상 징후와 조치 내용을 기록해두세요." 디지털포렌식 전문가의 조언이다.

우리의 디지털 신분증이자 디지털 생활의 핵심인 유심칩. 그 작은 크기에 비해 보안의 중요성은 실로 막중하다. 유심 해킹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적절한 보안 조치를 취함으로써, 디지털 세계에서의 안전한 활동이 가능할 것이다.

일상에서 소홀히 여기기 쉬운 유심칩 보안, 지금 당신의 스마트폰은 안전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