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담배 피울테니 기다려"…미아역 칼부림男, 흉기는 과자 더미에 은닉

입력 2025-04-23 13:25:55 수정 2025-04-23 13:35:18

미아역 인근 마트서 흉기 휘둘러 1명 사망, 1명 부상
범행 후 흉기 마트 매대에 진열된 과자 더미 속에 은닉
경찰 "마약 및 약물검사 실시 예정, 구속영장 신청 검토"

미아역 인근에서 흉기를 휘두른 30대 남성의 모습. 연합뉴스 TV 캡처.
미아역 인근에서 흉기를 휘두른 30대 남성의 모습. 연합뉴스 TV 캡처.

서울 지하철 4호선 미아역 인근 마트에서 흉기를 휘둘러 2명의 사상자를 낸 30대 남성이 범행 뒤 매장에 진열된 과자 더미에 흉기를 숨긴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남성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23일 경찰과 뉴시스 등에 따르면 서울 강북경찰서는 지난 22일 살인 혐의로 A씨를 현행범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두 명의 여성에게 흉기를 휘둘렀는데, 이 중 한 피해자가 병원으로 이송된 뒤 사망해 A씨의 혐의는 살인미수에서 살인 혐의로 변경됐다.

경찰조사에서 A씨는 범행 뒤 해당 마트 매대에 진열된 과자 더미 사이로 흉기를 놓고, 인근 골목으로 이동해 담배까지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범행 뒤 인근 음식점 앞으로 이동해 담배를 피우며 누군가와 통화를 했고, 출동한 경찰이 다가오자 "담배 피우고 갈게 기다려"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또 범행 과정에서 마트에 진열된 소주를 다량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1차 조사에서 범행동기와 관련해 횡설수설하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의 정신병력을 조사하고 마약을 포함한 약물검사도 실시할 방침이다. 동시에 A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한 목격자는 뉴시스에 "그 남자(피의자)가 담배를 꺼내더니 골목 담벼락에 기댔다. 근데 누군가랑 너무 태연하게 통화하고 있었다"며 "그 남자는 흉기를 행인에게 휘두르면서 '들어가, 들어가' 소리를 치고는 흉기를 숨겼다"고 진술했다.

이어 "경찰이 오니까 '담배 피우고 갈 테니 기다려'라고 말했다. 담배 다 피우는 것을 기다리고 나서 경찰에 제압돼 호송됐다. 경찰이 수갑이 없었던 것 같다"며 "체포되면서도 담배를 피웠다"고 말했다.

한편, A씨는 전날 오후 6시20분쯤 미아역 인근 마트 내부에서 행인을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는다. 흉기에 찔린 60대 여성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했다. 인근에 있던 40대 여성은 부상했지만 생명에는 지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체포 당시 인근 정형외과 환자복을 입고 있었으며 피해자들과는 일면식이 없는 사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범행 직전 마트 내부에 있던 칼 포장지를 뜯어 범행에 사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