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보수파와 진보파 기싸움 치열할 것으로 예상돼
필리핀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 유력 후보로 꼽혀
'아시아의 프란치스코'로 불리지만 비교적 젊은 나이 약점
프랑스 장마르크 아벨린·헝가리 피터 에르도 추기경 등 물망
13년 간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를 이끈 프란치스코 교황의 뒤를 이을 차기 교황은 과연 누가 될까.
이르면 내달 초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교황 선출 회의 콘클라베(Conclave)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콘클라베는 교황 선거 투표권을 가진 추기경 수가 135명에 이르러, 가톨릭 교회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명확하게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력한 후계자라고 할만한 인물이 없어, 의외의 인물이 선출되거나 표가 엇갈려 선거 기간이 길어지는 등 역사상 가장 예측하기 힘든 콘클라베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차기 교황, 진보 성향 이어갈까
무엇보다 이번 콘클라베에서는 가톨릭 보수파와 진보파 사이의 기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가톨릭 교회 안팎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를 놓고 사회적 의제에 대해 지나치게 개방적이거나 진보적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이 존재하기도 했다. 때문에 그의 후임을 뽑는 콘클라베에서는 다시 보수 성향의 교황으로 표심이 쏠릴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톨릭 교회가 세계 곳곳에 퍼져 있는 만큼 국가나 인종, 문화에 따라 추기경의 성향이 달라질 수 있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교황은 유럽 중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르완다, 통가, 미얀마, 몽골, 남수단 같은 저개발국에서 사상 첫 추기경을 임명하는 등 그간 '인사 불모지'로 꼽히던 국가에서 20명이 넘는 추기경을 임명하는 '지역 균형 인사'를 했다.
특히,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같은 미국 내 일부 대주교와는 보수 성향을 이유로 거리를 두기도 했고, 최근 워싱턴DC 차기 대주교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고 이민자 인권을 옹호해온 로버트 맥엘로이 추기경을 임명하며 진보 성향을 대놓고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투표에 참여하는 추기경단 135명 중 80%를 차지하는 108명이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임한 성직자여서, 교황이 걸었던 진보적 발자취를 이어가려는 추기경이 얼마나 될지가 차기 교황 성향의 향방을 가를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타글레 추기경 유력 후보…첫 아시아 출신 교황 나오나
이런 가운데 외신들은 차기 교황으로 20명 이상의 후보군을 꼽으며 안갯속 판세를 조명하고 있다. 특히 첫 아메리카 대륙 출신이었던 프란치스코 교황에 이어, 비(非)백인의 아시아인, 또는 아프리카인이 선출될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선두 주자가 첫 아시아 출신 교황이 될 수 있다"며 필리핀의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을 유력 후보로 꼽았다.
타글레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머와 겸손함, 진보적인 성향을 닮아 '아시아의 프란치스코'로 불린다. 필리핀 신학교에서 약 20년 간 생활하면서 방에 에어컨과 TV도 두지 않았으며, 주교가 된 이후에도 승용차 대신 버스를 타고 출퇴근했다고 전해진다.
2019년 교황청 인류복음화성(현 복음화부) 장관으로 임명돼 경험을 쌓아왔으나,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67세)가 약점으로 꼽힌다.
이외에 헝가리 피터 에르도 추기경과 프랑스 마르세유 대주교 장마르크 아벨린 추기경, 시노드(세계주교대의원회의) 사무총장인 마리오 그레치 추기경 등도 물망에 올랐다.
한국 가톨릭계 안팎에서는 유흥식 추기경의 교황 선출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유 추기경은 이번 콘클라베에서 투표를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피선거권을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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