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더량 대만군 전 MIB 국장 "대만에서 암약 중인 중국 간첩, 5천 명 넘는다"

입력 2025-04-21 17:16:32

대만 군인 간첩으로 포섭하려 미인계 활용하는 중국
"중국 간첩 사건, 증거 포착에만 2∼3년 소요" 주장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건국기념일(쌍십절)인 지난해 10월 10일 타이베이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건국기념일(쌍십절)인 지난해 10월 10일 타이베이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대만에서 암약하고 있는 중국 간첩 숫자가 5천 명이 넘는다고 류더량 대만군 전(前) 군사정보국(MIB) 국장이 주장했다.

21일 중국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류 전 국장은 "국가 안보 관련 부처가 과거 대만에 잠복한 중국 간첩 숫자를 약 5천 명이라고 추산한 적이 있는데 현재 양안(중국과 대만) 정세를 감안하면 훨씬 더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중국 간첩들이 대만 정부와 정당, 싱크탱크, 기업 등을 공격 목표로 설정하고 잠입했다면 그 위협성은 상상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류 전 국장은 양안의 정보 작전에서 정보만 중시하고 방첩을 경시해서는 안 된다며 감찰과 보안 인력 및 예산을 확충해 대만 정보기관인 국가안전국(NSB)의 통합 지도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간첩 사건의 경우 증거 포착에만 2∼3년이 소요된다"며 "이를 해결한다는 것은 국가 안보 관련 방첩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중국이 대만 군인을 간첩으로 포섭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법 중 하나가 미인계라고 지적했다. 2011년 1월 뤄셴저 전 육군사령부 통신전자정보처장이 태국에서 미인계 등에 넘어가 중국을 위해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구속된 걸 예로 들었다.

천수이볜 총통 시절인 2003년쯤 국방부 군정부부장을 역임한 린중빈 역시 잠복한 중국 간첩이 5천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과거 자신이 참석한 총통부(우리의 대통령실과 비슷), 대만의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 등의 회의 자료가 빠르게 외부로 유출된 경험을 고려할 때 대만에 잠복한 중국 간첩이 많다는 걸 믿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만 국가안전국은 올해 1월 '중국 간첩 사건 침투 수법 분석' 보고서에서 2022년 16명, 2023년 48명, 지난해 64명을 간첩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