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등판·방위비·속도…트럼프 '원스톱 협상' 요구할 듯

입력 2025-04-20 16:08:16 수정 2025-04-20 20:00:32

한미관세 협상 3대 포인트…"트럼프 등판·방위비·속도"
최상목·안덕근 이번주 방미…美선 재무·USTR 대표 참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이번 주 한미 고위급 무역 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트럼프 대통령 등판 여부와 주한 미군 분담금 조정 논의 제안 가능성 등 협상 테이블에 어떠한 안건이 오를지 관심이 쏠린다.

20일 정부에 따르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통상 수장인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번 주 미국에 방문해 관세 최소화를 위해 미국 측과 본격 협상에 나선다.

한미 정부는 24~25일쯤 워싱턴 DC에서 한미 재무·통상 장관이 함께 참여하는 '2+2' 형식의 한미 고위급 통상협의를 진행한다. 미국에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여한다.

트럼프 대통령 등판도 관심을 받는다. 앞서 지난 16일 일본과의 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을 직접 만나 주일미군 주둔 경비 분담액, 미국산 자동차의 일본 내 저조한 판매량 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일본 경제재생상도 직전에야 연락받고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한국과의 협상도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번 관세 협상을 '원스톱 쇼핑 협상' 기조를 굽히지 않고 있는 만큼 방위비 조정 카드를 내밀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출마 당시 한국을 '머니 머신'(money machine)이라고 비유하며 한국 방위비 분담금을 현재 9배 수준인 100억달러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최근 통화에서도 방위비 분담금을 거론하며 '원스톱 쇼핑'식 협상을 요구한 바 있다.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 통상 이슈에 집중해 상호관세와 자동차·철강·반도체 등 품목별 관세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역점 사업으로 평가되는 한미 조선 협력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참여 문제는 관세 최소화를 위한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다만, 최근 들어 정부 안팎에서 장기적 국익이 걸린 미국과의 협상에 보다 신중할 필요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곽동철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트럼프 1기 당시 철강 관세 이슈로 쿼터제가 만들어졌는데, 한국 기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 쪽으로 작용했다"며 "한국이 서둘러 미국과 협상을 진행하는 것보다는 다른 국가들의 협상 결과를 지켜보며 정비를 한 뒤 천천히 진행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