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이재민, 임시 거처 입주…"마을 회복 때까지 관심·도움을"

입력 2025-04-20 15:02:21 수정 2025-04-20 21:00:36

원룸형 18개 동…4가구 우선 입실
의성·청송·영양·영덕 등 211동 공급
거주 1년으로 짧고 '편의 부족' 한계

18일 안동시 권정생 어린이문학관에 마련된 산불 피해 이재민을 위한 임시주택(모듈러주택)의 입주가 시작됐다. 한 이재민이 가재도구를 정리하고 있다. 이곳에는 모듈러주택 18동이 설치됐으며 1동당 30㎡로 현관, 욕실, 침실, 발코니로 구성됐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8일 안동시 권정생 어린이문학관에 마련된 산불 피해 이재민을 위한 임시주택(모듈러주택)의 입주가 시작됐다. 한 이재민이 가재도구를 정리하고 있다. 이곳에는 모듈러주택 18동이 설치됐으며 1동당 30㎡로 현관, 욕실, 침실, 발코니로 구성됐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지난 18일 오후 안동시 일직면 망호리 권정생어린이문학관 운동장. 이날은 '괴물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의 임시 거처인 '모듈러 주택' 입주가 시작된 날이다.

이날 처음 입주가 시작된 모듈러 주택은 총 18가구 규모로 구성됐다. 이날은 4가구가 우선 입주했고 냉장고·세탁기·밥솥·선풍기 등 일부 가전과 함께 이불, 쌀, 음료수 등 긴급 구호품도 함께 전달됐다.

이날 찾은 임시주택은 거실과 방이 구분되지 않은 원룸형 구조로, 화장실만 독립적으로 분리된 형태였다. 대부분 넓은 시골집에서 거주하던 주민들에겐 다소 협소하게 느껴지지만, 다목적체육관에 마련된 임시 쉘터 텐트 생활보다는 나은 환경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이 모듈러주택은 층층이 쌓거나 모양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경북도는 안동 18동을 비롯해 의성 42동, 청송 20동, 영양 41동, 영덕 90동 등 총 211동을 공급할 계획이다.

한 입주민은 "1년 뒤엔 이곳을 떠나야 하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하다"며 걱정을 토로했다. 실제로 모듈러 임시주택은 최대 1년간만 거주가 가능하고 이후에는 별도 거처를 마련해야 한다.

안동 일직면 이재민 A씨는 " 평생 생활하는 집과 살림이 불타고 거동도 어려워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며 "빠른 입주를 할 수 있게 도와준 경북도와 안동시에 감사하고 주변에 피해를 당한 많은 이재민도 몸과 마음이 모두 힘든 상황이다. 마을이 회복될 때까지 지속적인 관심과 도움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다만, 임시주택이 위치한 권정생문학관 일대는 대형 마트나 편의시설 등이 부족해 생필품을 구입하거나 병원 등을 이용하기엔 다소 불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동시 관계자는 "추가 세대 입주 전까지는 가전 설치와 청소 작업을 순차적으로 마무리하고, 주민들이 최대한 불편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북도는 이달 말까지 임시주택 1천193동을 설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