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대구경북 혁신기업] 이성로 한독하이테크 대표

입력 2025-04-16 15:21:31 수정 2025-04-16 19:25:21

소부장 산업의 경쟁력이 첨단산업의 입지를 확보하는 첫걸음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강소기업인 한독하이테크는 첨단산업으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이성로 한독하이테크 대표가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우태 기자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강소기업인 한독하이테크는 첨단산업으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이성로 한독하이테크 대표가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우태 기자

산업 전환이 급속히 진행되는 가운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의 경쟁력이 더 주목받고 있다. 중간재로 눈에 띄지 않지만 최종 제품의 부가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소부장 산업의 경쟁력이 첨단산업의 입지를 확보하는 첫걸음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대구의 강소기업 '한독하이테크'는 지난 1992년부터 30년 이상 가전 및 가구용 '가이드레일'을 개발·양산해왔다. 컴퓨터와 중공업, 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 의료 산업까지 폭 넓은 분야로 사업 다각화에 성공하며 국내 제조기술의 숨은 조력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강소기업인 한독하이테크는 첨단산업으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이성로 한독하이테크 대표가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우태기자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강소기업인 한독하이테크는 첨단산업으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이성로 한독하이테크 대표가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우태기자

◆방향 전환과 신념

이성로 한독하이테크 대표는 1980년대 지역 주력산업인 섬유 제조사를 운영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활황이었던 섬유업계가 점차 쇠퇴기에 접어들면서 일찍이 새로운 아이템을 찾기 시작했다.

그는 "대구는 섬유의 중심이었고 전성기를 누렸지만 다른 방향을 찾아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면서 "중소기업은 특히 대량생산으로 승부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고 앞으로 다품종·소량 생산이 더 경쟁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레일은 종류가 다양하고 당시 국산화가 되지 않은 영역이었기에 해 볼 만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초창기 부족한 기술력을 보완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며 노력한 끝에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이 대표는 "공정을 개선하기 위해 밤을 새워가며 직원들과 함께 일했다. 이전부터 축적한 제조업 노하우도 사업 전환에 도움이 됐다. 견고하게 만들고 정밀도를 높여 품질을 인정받았고 점차 자리를 잡아갔다"고 했다.

한독하이테크는 대용량 다단서랍 동시열림방지 안전장치, 대용량 모듈 등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다수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제조현장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공정 선진화에도 힘쓰고 있다.

그 결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소재·부품·장비 핵심전략기술 확인서를 받고 고용노동부장관이 수여하는 강소기업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지역특화 프로젝트 '레전드 50+' 참여기업에 선정된 바 있다.

◆사업 다각화와 사회 공헌

한독하이테크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선박 및 항공기용 안전 잠금 레일 모듈과 차량 내장용 정밀 슬라이드 레일, 전기차에 적용되는 고정밀도 입체형 정밀 슬라이드 등 첨단 산업과 밀접한 연관을 지닌다. 주력인 생활 가구는 물론 중공업과 전장용 부품소재로 유연한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베트남 등으로 수출로를 확보하는 한편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공급망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이전부터 수출을 이어오고 있는 일본의 경우 품목을 확대하며 시장 변화에 대응 중이다.

이 대표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고민은 끝이 없다. 서울사무소를 함께 운영하며 업계 동향을 파악하고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장기간 함께한 구성원들은 든든한 동반자가 됐다. 그는 "많게는 30년, 대부분 20년 이상 근속한 베테랑들이다. 부족한 면이 많지만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면서 "성과를 내면 그만큼 대우를 해주려고 한다. 풍파가 적지 않았지만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제1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수성미래교육재단 초대 이사장을 역임하는 등 인재육성 및 지역 교육발전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기업을 이룬다.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를 도입하고 이전에 재단에서도 역할을 했다. 지역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방법도 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거창한 목표보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다"면서 "우리 직원들에게 보다 안전한 울타리를 만들고 오랜 기간 지속할 수 있는 탄탄한 기업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