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에 '유급' 칼 빼든 서울 주요大…지역 의대는 아직 관망 중

입력 2025-04-15 14:21:37 수정 2025-04-15 22:00:53

지역 대학들 대부분 유급 관련 방침 미정…정치적 격변 심해 고민만 커져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입원 환자가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입원 환자가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서울 소재 주요 대학에서 의정갈등 해결 투쟁을 이유로 수업 거부중인 의대생들에게 유급 조치를 현실화하면서 지역 대학들도 움직임에 동참할지 여부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15일 교육계에 따르면 고려대가 지난 14일 의대생 120명에게 최종 유급 통보를 보냈다. 연세대는 유급예정통보를 받은 본과 4학년생 일부를 15일 최종 유급 처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대구경북 5개 의대의 경우 의대생들에 대해 유급 조치 실행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이들 대학은 최대한 학생들에게 수업 참여를 독려하고 유급 실행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경북대 관계자는 "의대 정원 등을 둘러싼 정치적 상황의 격변이 심하니 당장 결정하기 쉬운 상황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학사일정 상 유급 일정이 빨리 도달하는 본과 3, 4학년이 끝내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유급 조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남대 또한 학사일정을 계속 조정하며 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수업 참여는 미미하다. 영남대 관계자는 "수업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 학생을 대상으로 각 교과목별로 업로드된 온라인 강의를 기한 내에 학습해주길 권고하고, 대면 수업 참여와 수업 미참여시 학칙을 적용할 예정임을 안내했다"고 밝혔다.

계명대, 대구가톨릭대도 현재 의대 재학생들에게 유급 관련 방침을 정하지 않은 상태다.

동국대 와이즈캠퍼스의 경우 4월 말까지 수업 참여 여부를 판단한 뒤 그 이후에 최종적으로 학칙에 따라 학기말에 유급처리 하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미 원칙적으로는 유급돼야 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음에도 현재 의정갈등 상황에서 섣불리 결정하지 못하고 있어 각 대학들은 속앓이만 하고 있는 상태다. 각 대학에서는 6월 학기말까지 학생들의 수업참여율이 낮다면 어쩔 수 없이 유급 처리를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지역 대학 관계자는 "의대에서는 계속 학생들에게 수업참여를 독려하고 설득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쉽지 않은 모양"이라며 "많은 학생들을 유급시키는 게 좋은 일은 아니기에 대학본부 차원에서도 칼같이 결정하기에는 무리"라고 털어놨다.

이 때문에 지역 대학과 의료계는 교육부가 이번 주 안에 의대 정원 규모를 결정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한 지역 의대 학장은 "다음 정권까지 넘어간다면 해결되기까지 기간이 너무 길어진다"며 "다음 정권으로 넘어가기 전에 의대 정원 문제만큼은 제대로 끝맺고 넘어가야 학생들도 국민들도 고통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