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운 병풍, 안중근 유묵…미술품 경매에 독립운동 사료 대거 출품

입력 2025-04-11 13:08:26

서울옥션, 22일 미술품 경매 개최
만해 한용운 '심우송' 병풍, 윤동주 유고시집 초판본
안중근 유묵 '녹죽' 최초 공개…강화도조약 관련 문서도

Lot. 122, 만해 한용운, 1879-1944, 심우송(尋牛頌), ink on paper, 34.5×139.5cm(ten-panel screen), 별도문의. 서울옥션 제공
Lot. 122, 만해 한용운, 1879-1944, 심우송(尋牛頌), ink on paper, 34.5×139.5cm(ten-panel screen), 별도문의. 서울옥션 제공
Lot. 121, 안중근, 1879-1910, 녹죽(緑竹), ink on paper, 69.3×34cm, 1910.2, 3억원-6억원. 서울옥션 제공
Lot. 121, 안중근, 1879-1910, 녹죽(緑竹), ink on paper, 69.3×34cm, 1910.2, 3억원-6억원. 서울옥션 제공

서울옥션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일제의 조선 침탈과 패망 가운데 빛났던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와 작품들을 소개한다.

오는 22일 오후 4시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리는 제183회 미술품 경매에는 불교를 통해 조선의 정신을 일깨우려 한 종교인이자 문학을 통해 조국 독립의 염원을 노래한 시인, 만해 한용운의 '심우송' 병풍이 출품된다. 이 병풍은 만해 노년의 전형적인 서풍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그의 필적 가운데 보기 드문 10폭 대작이다. 보존 상태도 양호해 서울특별시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됐다.

또한 지금까지 대중에 공개된 적 없는 안중근 의사의 유묵 '녹죽緑竹'이 경매에 오른다. '푸른 대나무'를 뜻하는 녹죽은 1910년 2월 사형 집행을 앞둔 안중근 의사의 변함없는 지조와 절개를 대변하는 상징물이다.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저항시인 윤동주의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정음사 초판본도 출품된다. 윤동주는 광복을 불과 반 년 앞두고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올해는 그의 서거 80주기이기도 하다.

Lot. 117, 윤동주, 1917-1945,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集), printed on paper, 12.5×18.5cm, 1948.1.30, 정음사, 초판본, 1000만원-2000만원. 서울옥션 제공
Lot. 117, 윤동주, 1917-1945,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集), printed on paper, 12.5×18.5cm, 1948.1.30, 정음사, 초판본, 1000만원-2000만원. 서울옥션 제공
Lot. 119, 조일수호조규 관련 외교문서 일괄, ink on paper, 909×33.5cm, 1876, 필사본, 5000만원-1억원. 서울옥션 제공
Lot. 119, 조일수호조규 관련 외교문서 일괄, ink on paper, 909×33.5cm, 1876, 필사본, 5000만원-1억원. 서울옥션 제공

일제침탈의 시작과 끝을 보여주는 자료 또한 눈길을 끈다. '조일수호조규 관련 외교문서 일괄'은 흔히 '강화도조약'이라고 알려져 있는 조일수호조규의 부록과 무역규칙 체결 과정에서 양국 관리들이 필담을 통해 주고받은 실무적 대화와 조율의 과정 등을 담은 문서다. 출품작은 국내 한 컬렉터가 해외에서 구입한 작품으로, 환수의 의미를 갖는다.

함께 출품된 '극동국제군사재판 속기록 349권 일괄'은 일제 패망 이후 도쿄에서 열린 전범재판 내용을 담은 속기록이다. 일부 소실된 부분이 있으나 극동국제군사재판 속기록이 출품작과 같이 대량으로 전해지는 사례가 알려진 바 없으며, 국회도서관에 1962년 발행된 재판본만이 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 또한 재판의 첫머리에 해당하는 제1회-제6회의 원형 속기록이 새롭게 발견돼 자료적인 가치를 더하고 있다.

이외에 경매에서는 이배와 박수근, 야요이 쿠사마 등 국내외 근현대미술 주요작가의 작품도 소개된다.

럭셔리 섹션에서는 벨기에 명품 브랜드 델보가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아티스트 콜라보 시리즈 핸드백이 경매에 오른다. 아울러 꽃봉오리 형태의 섬세한 골드 조각에 다이아몬드 장식이 세팅되어 있는 화려한 티파니 앤 코 브로치도 이번 경매를 통해 새 주인을 찾는다.

서울옥션은 경매에 앞서 12일부터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프리뷰 전시를 진행한다. 전시는 경매 당일인 22일까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