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터, 이재민 1천200여명 탈 대피소 선진주거시설 입주
영농, 60개마을 농기계 배부·임대 및 영농지원단 지원해
관광, '여행이 곧 기부' 관광 활성화 총력 지역경제 회복
기업, 폐기물 처리 지원·직접생산기업 지위 유지 건의 등
권기창 시장, "재난 모범 '안동형 회복 모델' 구축 할 것"
최근 경북 북동부 5개 시군을 덮친 산불로 안동시는 큰 피해를 입었다. 지난달 22일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은 이틀 뒤인 24일 오후 5시 안동시 길안면 백자리와 현하리로 넘어와 안동지역 7개 면지역으로 번진 뒤, 발생 96시간만인 28일 오후 5시쯤 주불이 진화됐다.
이 산불로 안동지역에선 산림 약 3만4천529㏊가 불탔고, 4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을 당하는 인명 피해를 입었다. 또, 1천433동의 주택이 불에 탔고 5천350명의 주민이 대피했다. 지금까지도 1천190명이 경로당 등 임시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10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경북 북동부 산불의 피해 현황과 향후 복구계획을 밝혔다.

◆이재민 보듬는 선진주거시설 제공
안동시는 주불 진화 직후 곧바로 피해 현황 조사와 복구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 9일부터는 공공임대주택 74호를 활용한 긴급 주거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이날엔 우선 5가구가 공공임대주택 입주를 시작했다.
특히 안동시는 1천190명의 이재민이 선진주거시설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한국국학진흥원 인문정신연수원과 리첼호텔, 모텔 등 7개 숙박업체와 입주 계약을 맺고 이재민 369명에게 제공했다.
이와 함께 3인이 거주할 수 있고 생활 편의시설을 갖춘 '선진이동주택' 976동 공급도 추진하고 있다. 10일 기준 540채를 발주했으며, 주택입지 선정과 발 빠른 토목공사로 다음 달 초 입주가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안동시는 경북도 재난지원금 30만원 지급과는 별로로 피해주택 소유자에게 300만원을, 세입자에게 200만원을 시비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이재민들의 생활환경과 심리적 안정을 위해 식사 제공과 생필품 제공은 물론, 목욕 쿠폰 지급, 이동 세탁 차량 운영, 경로당 세탁기 설치, 대피소 의료 지원 및 심리지원단 운영, 찾아가는 파상풍 무료 예방 접종 등을 지원하고 있다.
권기창 시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재민들이 다시 고향 땅에 집을 짓고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것"이라며 "이는 지방소멸을 막는 '마을 지키기'와도 맞물려 있다. 가장 빠른 시간에 피해 마을이 예전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영농적기 농기계 지원…영농지원단 운영도
농업분야에서는 1천87ha의 과수원을 비롯해 1천97ha가 피해를 입었다. 198동의 시설하우스와 290곳의 저온저장고, 162곳의 농업용 창고가 불에 탔다. 또, 2천200여대의 농기계가 불에 타면서 농업 경영 기반을 송두리째 앗아갔다.
축산분야에서도 소 184마리, 돼지 2만574마리, 닭 17만2천243마리가 폐사하고 축사 88곳이 불에 탔다.
안동시는 무너진 농·축산업 기반 복구를 위해 농기계 장·단기 무상 임대, 종자 보급 등 영농 재개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6일부터는 60곳 마을을 대상으로 관리기·파종기·경운기 등 농업 경영에 필요한 농기계 장기임대에 나서고 있다. 농업기술센터가 보유한 농기계를 이재민들에게 우선적으로 빌려주는 방식이다.
이밖에도 종자와 약제 공급, 8곳 벼 육묘장 긴급 복구, 양수시설 지원, 스마트 농업 지원사업 시범단지와 헴프제품 가공업체 피해 복구 등 적기 영농 지원에 나서고 있다. 47만주 고추 우량모종 수급 대책도 마련한 상태다.
이와 함께 안동시는 피해 축사 폐사체 처리를 위한 렌더링 작업을 진행하고, 축사 복구를 위한 축사현대화 사업 추가 배정을 농식품부에 건의하는 등 발빠른 복구작업에 나서고 있다.
또, 경상북도농업기술원과 함께 안동시합동농작업지원단을 꾸려 로타리와 두둑짓기, 비닐 피복 등 전문적 영농지원을 통해 적기 영농을 돕고 있다.

◆안동형 회복 모델 구축
안동시는 피해 기업 지원을 위한 원스톱 지원센터 운영, 소상공인을 위한 경영자금, 소상공인 융자, 이차보전 등의 정책도 추진한다.
산불로 인한 2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벌채‧사방사업‧조림사업 등도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주요 도로변, 민가 주변, 계곡부에 벌채를 시행하고 66개소의 사방댐을 설치해 산사태를 예방할 계획이며, 피해 산림에는 밀원수와 경제수를 식재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산불 발생으로 방문 예약이 취소되고 관광객이 감소하는 등 간접 피해가 이어지는데 따라, 안동시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6월 말까지 관광택시 요금 지원을 확대하고 여행상품을 할인하는 등 다양한 관광 활성화 정책을 추진한다.
오는 6월부터 행사·축제를 재개하는 등 '피해지역을 방문하는 것이 곧 일상 회복을 돕는 기부'라는 캠페인을 통해 더 많은 관광객이 안동을 찾을 수 있도록 홍보하고 있다.
또 '안동형 회복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32개 사업 2조180억원 규모의 국비지원을 정부에 건의한 상태다.
안동시 관계자는 "'다시 스마일 안동'을 목표로 피해 주민의 보이지 않는 아픔까지 세심하게 살피며 일상회복을 끝까지 돕겠다"고 말했다.

◆권기창 안동시장 "피해주민, 보이지 않는 아픔까지 살필 것"
권기창 안동시장은 10일 "이재민 일상회복을 끝까지 책임지겠다. 보이지 않는 아픔까지 살피겠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이날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의 고통과 지역의 어려움을 끝까지 살피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 이재민들의 일상회복을 위해 함께 나서주고 있는 시민들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권 시장은 "산불 진화작업을 위해 3천846명의 소방관과 1천14명의 산불 특수진화대원, 610명의 군인, 707명의 경찰, 1천960명의 공무원, 민간단체 1천867명 등 1만명의 인력과 62대의 헬기, 111대의 진화‧지휘차, 700대의 소방차 등 총 954대의 장비가 투입돼 화마와 맞서며 사투를 벌인 끝에 96시간 만에 불길을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안동시의 각 단체와 전국 각지에서 한걸음에 달려와 주신 자원봉사자 여러분의 헌신에 깊이 감사드린다. 모두 167개의 단체에서 5천341명의 자원봉사자가 현장에서 땀 흘리며 이재민을 지켜주셨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권 시장은 "피해 복구와 일상회복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이재민들의 생활·주거 안정 ▷조속한 농·축산업 회복 ▷푸른 숲 복원 ▷피해 중소기업 재건 ▷침체된 상권 활성화 등을 위한 노력과 구체적 계획을 밝혔다.
권 시장은 산불 발생 이후 수많은 방문 예약이 취소되고 관광객이 감소하고 있는데 대해 "관광산업 침체를 막기 옥타 행사를 비롯해 수(水)페스타 등 국제‧전국 단위 행사를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하회선유줄불놀이, 월영야행 등 국가유산관광 활성화 프로그램을 추진하겠다"며 "'피해 지역을 방문하는 것이 일상 회복을 돕는 기부'라는 캠페인으로 더 많은 관광객이 안동을 찾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전국의 모범이 될 수 있는 '안동형 회복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주요 내용은 ▷산불 피해지역을 연결한 대한민국 센트럴 파크 조성사업(6천억원) ▷산불대응력 강화 및 산림경제 활성화를 위한 임도네트워크 구축사업(353억원) ▷모듈러주택과 자생식물원 등 복합문화여가시설을 구축하는 황학산 웰니스 숙박단지 조성사업(450억원) 등으로 총 2조180억원에 달하는 32개 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권기창 시장은 "산불의 상처는 깊지만, 함께하는 힘을 믿으며 우리는 다시 일어설 것"이라며 "'동주공제 동심만리'(同舟共濟 同心萬里)의 정신으로 이 어려움을 반드시 이겨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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