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의 선택, 대권 도전으로…이철우 경북지사 '경북의 힘' 앞세워 도전장

입력 2025-04-09 16:09:53 수정 2025-04-09 20:18:40

김관용 전 지사 이후 두 번째 도전…'以李制李' 전략과 지방 분권론으로 차별화 시도

이철우 경북지사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철우 경북지사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수의 본산'인 역대 경북 도백 중 대권에 도전장을 낸 인사는 김관용 전 경북도지사에 이어 이철우 도지사가 두 번째다. 김 전 지사는 이번과 마찬가지로 현직 대통령 탄핵 이후 '장미 대선'으로 치러진 제19대 대선에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경선 후보로 출마했다.

김 전 지사는 당시, 홍준표 현 대구시장, 김진태 현 강원도지사 등이 참여한 경선에서 11.7%의 득표율을 얻어 최종 4위를 기록했다. 김 전 도지사는 당시 개인 휴가를 내고 대선 경전에 나서 1·2차 컷오프를 통과하는 등 기염을 토했다. 3선 구미시장과 3선 경북도지사 등 대구경북(TK)에서는 화려한 이력을 자랑했던 그였으나, 사실상 중앙 정치무대에선 '신인'에 가까웠던 김 전 지사의 이 같은 돌풍은 사실상 TK(대구경북) 당원들의 든든한 지지세가 컸다는 분석이다.

이 도지사와 김 전 지사의 대권 도전은 보수 정권이 배출한 대통령의 탄핵 국면 이후 치러지는 선거란 측면에서 그 성격이 유사하다. 또,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 되는 걸 막기 위해 대선에 도전했다"는 김 전 지사처럼, 이 도지사도 "이철우로 이재명을 이길 수 있다"며 '이이제이'(以李制李)를 내세우는 점이 비슷하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9일 박정희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영광 기자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9일 박정희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영광 기자

다만, 김 전 지사와 달리 이 도지사는 이번 경선에 자신이 '유일한 지방 출신 후보'라는 점도 적극 어필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현직 광역단체장 다수가 이번 경선에 참여하고 있지만, 이들과 이 도지사의 가장 큰 차별점은 공직·정치 생활 모두 지방에서 보냈다는 점이다.

잘 알려진 대로 20대 시절 중학교 수학교사를 거쳐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에서 20년 간 근무한 그는 경북도 정무부지사와 3선 국회의원(김천), 재선 경북도지사 등 주 무대가 대구·경북이었다. 이런 이유로 과도한 수도권 쏠림 현상 극복이나 지방분권형 개헌 완성과 같은 대한민국의 고질병을 극복할 수 있는 후보라는 평도 나오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 성공, TK신공항 이전을 위한 과감한 결정, 저출생 극복 정책 등은 이 도지사의 과감한 정책적 결단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87체제 종식과 개헌이 화두인 이번 대선에서 지방분권형 개헌론을 얼마나 띄울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고 했다.

김관용 전 경북도지사. 매일신문DB.
김관용 전 경북도지사. 매일신문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