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473.2원 기록…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입력 2025-04-08 18:07:13

환율 1,473.2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5.4원 상승
미중 간 '관세전쟁' 가시화로 위험회피 심리 확산

8일 원/달러 환율은 관세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충돌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8일 원/달러 환율은 관세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충돌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무섭게 올라가고 있다. 미중 간 '관세전쟁' 가시화로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16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73.2원(주간거래 종가)으로 전 거래일보다 5.4원 상승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최고치다. 한국 최대 수출국 1, 2위를 나란히 차지하는 중국과 미국이 관세정책을 두고 갈등 양상을 보이면서 원화 가치가 하락하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이하 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을 통해 "8일까지 중국이 34% 관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미국은 중국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그것은 9일부터 발효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에 중국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이 중국에 대해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사실을 확인했고, 중국은 이를 강력히 반대한다. 만약 미국이 관세 조치를 확대한다면 중국은 우리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앞서 미국 정부는 중국(34%)을 포함한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했고, 중국 정부는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34% 보복관세 부과를 예고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은 미국 상호관세와 관련해 산업별 피해 수준을 정밀 분석하고, 필요 시 시장안정 조치를 적시에 시행할 수 있도록 대비하기로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미국 상호관세 대응 점검회의'를 열고 원내 비상대응 체계 가동을 통해 산업별 피해분석, 금융시장 안정, 금융권 건전성 관리 등에 총력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이 원장은 "다수 국가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차등 관세로 우리 산업에 대한 영향과 파급경로가 매우 복잡한 만큼 수출품의 생산이동 경로를 최대한 파악해 피해 수준을 정밀 분석하고, 수출기업은 물론 중소 협력업체에 대한 영향도 살펴 관계기관과 필요한 대응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