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반대' 시위 확산…미국 워싱턴기념탑 주변 수만명 운집

입력 2025-04-06 15:28:37 수정 2025-04-06 16:06:48

일방주의 국정 비판하는 진보진영 중심 "손 떼(Hands Off)" 시위
참가자들, 머스크를 '공동 국정운영자' 급으로 간주…맹비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주의적 국정 운영에 반대하는 진보 진영 주도 시위가 미국은 물론 유럽까지 확산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주의적 국정 운영에 반대하는 진보 진영 주도 시위가 미국은 물론 유럽까지 확산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핸즈오프'(Hands Off, 손을 떼라) 주제로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집회 모습. UPI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주의적 국정 운영에 반대하는 진보 진영 주도 시위가 미국은 물론 유럽까지 확산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핸즈오프'(Hands Off, 손을 떼라) 타이틀로 수도 워싱턴 DC와 뉴욕, 휴스턴, 로스앤젤레스, 보스턴 등 대도시를 포함한 미국 전역에서 1천200건 이상의 시위와 행진 등이 펼쳐졌다. 시위에는 민권 단체, 노동조합, 성소수자 권익 옹호 단체, 퇴역군인 단체 등을 망라하는 150여 개 민간단체가 참여했다.

이들은 연방 공무원 대폭 감축 및 연방 정부 조직 축소·폐지, 보건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 삭감, 대규모 관세 드라이브, 러시아에 대한 유화 기조 등 '트럼프표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워싱턴 DC의 상징물로 백악관에서 1.6km 남짓 거리인 워싱턴기념탑(Washington Monument) 주변에서 열린 시위와 행진에는 수만 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북소리에 맞춰 손뼉을 치며 "트럼프와 머스크는 나가야 한다"는 등 구호를 외쳤고, 그들이 든 패널 등 각종 선전 도구에는 "왕은 없다", "행정부가 법을 만들 수는 없다", "좌파, 우파가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다" 등 문구가 적혀 있었다.

참가자들은 세계 정상권 갑부로서 막대한 '금권'을 가진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를 바탕으로 '정치권력'까지 거머쥔 채 공무원 대량 해고 등 논쟁적 정책을 주도하는 데 대한 거부감도 드러냈다.

시위 참가자 에이미 씨는 "우리 정부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러시아와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에 동조하고 있으며, 공무원 해고 중 많은 부분은 불법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81세 여성 린 씨는 대외원조기구인 미국 국제개발처(USAID)를 사실상 폐지한 일이 트럼프 정책 중 가장 마음에 안 든다고 밝힌 뒤 "그(트럼프 대통령)는 퇴역군인들과 사회복지에 의지하는 사람들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그는 우리 모두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미국뿐 아니라 런던과 파리,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오후 런던의 트래펄가 광장에는 시민 수백 명이 모여 '트럼프를 내쳐라' 등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했다.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에도 주로 미국 국적을 가진 수십 명이 모여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와 공공 예산 삭감 등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