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치구이 1인당 10만원"…제주지사, 바가지요금에 일침

입력 2025-04-01 08:21:49

오영훈(오른쪽 두 번째) 제주도지사. 연합뉴스
오영훈(오른쪽 두 번째) 제주도지사. 연합뉴스

제주 관광객들 사이에 요식업 '바가지 가격'이 꾸준히 논란이되고 있는 가운데 오영훈 제주지사가 '갈치구이 가격'을 언급하며 제주 관광 고비용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주문했다.

지난 31일 오 지사는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열린 4월 월간정책공유회의에서 "30일부터 하계 항공 스케줄이 적용됐다. 이번 주가 관광객 증가 전환의 중요한 갈림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항공사와의 협력을 통해 만들어낸 결과물이 실제 관광객 증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 지사는 제주 관광 '고비용' 이미지 개선을 위한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했다.

오 지사는 "제주 관광이 비싸다는 이유가 무엇인지 분석해 보니 갈치구이가 대표적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며 "1인당 7만원에서 10만원까지 형성된 가격 체계는 1회전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 구매액) 중심 사고방식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격은 낮추고 회전율은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가격 정책만의 문제가 아니라 관광객의 부담을 줄이고 음식 낭비도 막는 친환경적 접근이자, 제주 관광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 과제"라고 설명했다.

또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가 준비하는 다양한 관광 진흥 정책과 인센티브도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관광객 회복을 위해서는 국민들의 불안 심리 해소가 시급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오 지사는 "헌정 질서를 빨리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경제 부흥 정책을 펼친다 해도 국민의 불안 심리를 잠재우지 못하면 관광객 증가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에서 하루속히 탄핵이 인용돼야 제주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실제 제주관광공사가 발표한 '내국인 제주 방문 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3.4%는 제주 여행의 가장 큰 불만 요소로 '비싼 물가'를 꼽았다.

제주의 바가지요금이 논란이 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한 유튜버는 용두암 해산물 노점에서 플라스틱 용기의 절반도 안 되는 양의 전복·해삼·소라를 5만원에 팔고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전에는 식당에서 비계가 가득한 삼겹살을 팔아 '비계 삼겹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최근에는 제주 전농로 왕벚꽃 축제를 방문한 네티즌이 "순대 6조각에 2만5000원"이라는 글을 올려 바가지요금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