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삼성맨 '샐러리맨의 신화' 한 부회장 빈자리
노태문 MX사업부장 유력…전영현 원톱 체제 가능성도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리더십 공백' 상태에 놓인 삼성전자가 후임자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즉생'(죽고자 하면 산다는 뜻)의 각오를 주문한 가운데 현재 삼성전자가 처한 복합 위기를 타개하고 조직을 추스를 만한 인물을 찾아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 것이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7일 한 부회장의 장례 절차를 마친 이후 본격적으로 후임 인선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회장이 사업 전반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에 더해 생활가전(DA)사업부장과 품질혁신위원장까지 '1인 3역'을 소화했던 만큼 고인의 공백을 메울 만한 인물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재계 안팎에서는 차기 DX부문장으로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1968년생인 노 사장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2020년부터 MX사업부(전 무선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노 사장은 현재 DX부문의 유일한 사내이사로, 추후 이사회 의결로 대표이사 선임도 가능하다.
이 경우 노 사장이 MX사업부장을 겸임하거나, 이달 초 '원포인트' 인사를 통해 사장으로 승진한 최원준 MX사업부 개발실장이 후임 MX사업부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이전부터 노 사장이 '포스트 한종희'로 불려 온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다만 그간 노 사장이 스마트폰 사업에만 주력해 온 만큼 갑자기 TV와 생활가전 사업까지 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 반도체 사업 수장이 전격 교체된 이후 10개월간 한 부회장 1인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된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전영현 부회장 1인 대표이사 체제로 굴러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9일 주총과 이사회를 거쳐 한종희-전영현 부회장의 '투톱' 대표이사 체제를 복원한 지 불과 엿새 만에 한 부회장의 별세로 다시 1인 대표이사 체제가 됐다.
또 한 부회장이 지난 2022년 10월 이재승 전 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이후 DA사업부장을 겸임하며 생활가전 사업의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애써온 만큼 DA사업부장을 누가 맡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통상 개발팀장이 차기 사업부장으로 꼽히는 만큼 내부적으로는 1971년생인 문종승 개발팀장(부사장)이 이어받을 가능성도 언급된다. 문 부사장은 28일 열린 '웰컴 투 비스포크 AI' 행사에서도 고인을 대신해 기조연설에 나섰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이 생활가전까지 함께 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이 회장이 지난 28일 중국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만큼 조만간 후임 인선안에 대한 보고를 받고 조직 추스르기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회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경영진보다 더 훌륭한 특급인재를 국적과 성별을 불문하고 양성하고 모셔 와야 한다"며 "성과는 확실히 보상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신상필벌이 우리의 오랜 원칙이다. 필요하면 인사도 수시로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1962년생인 한종희 부회장은 자타공인 TV 개발 전문가로, 삼성전자 TV 사업의 19년 연속 세계 1위 기록을 이끈 주역이다. 신입사원에서 시작해 대표이사 부회장까지 오른 '샐러리맨의 신화'이기도 하다.
그는 1988년 삼성전자 영상사업부 개발팀에 입사해 30여년간 TV 개발 부서에서 일했다. 이후 2022년 3월 삼성전자 대표이사로 선임돼 탁월한 경영 능력과 리더십을 발휘하며 전사 차원의 위기 극복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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