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만에 발견된 경북 산불 의성 사망자…"10여년 전부터 홀로 살아"

입력 2025-03-29 16:46:44

동네 주민 "대화하기 좋아해…2,3년 전부터 바깥 출입 줄어"

지난 28일 의성군 단촌면 한 이동식 주택에서 80대 노인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노인은 지난 25일 단촌면 일대를 산불이 덮칠 당시 미처 대피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장성현 기자.
지난 28일 의성군 단촌면 한 이동식 주택에서 80대 노인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노인은 지난 25일 단촌면 일대를 산불이 덮칠 당시 미처 대피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장성현 기자.

의성군에서 뒤늦게 발견된 산불 희생자는 외딴 곳에 사는 홀몸 노인으로 확인됐다.

의성군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7시쯤 단촌면 구계리 한 이동식 주택에서 김모(86) 씨로 추정되는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씨는 산불이 단촌면 일대로 확산됐던 지난 25일 미처 불길을 피하지 못하고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마을에서 떨어진 김 씨의 집은 도로와 산비탈 사이에 자리잡고 있었다. 29일 김 씨의 거주지 주변은 불길이 지나간 흔적이 역력했다.

마당에는 열기에 녹은 금속 파이프와 깡통 등이 쌓여 있고, 마당과 텃밭 등도 새까맣게 그을린 상태였다.

동네 주민들은 김 씨가 10여년 전 이 곳에 자리를 잡고 홀로 지냈다고 했다.

인근에서 밭일을 하던 동네 주민 A(71)씨는 "평소 대화하길 좋아하고 성격이 무던한 편이었다"면서 "가끔 자녀들이 반찬을 가져다줬다. 2~3년 전부터는 거동이 불편해 농사일이나 바깥 출입을 자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단촌면사무소측은 불길이 잦아든 후 두 차례에 걸쳐 김 씨에게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아 28일 오후 늦게 직접 찾아갔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마을에서 떨어진 곳에 혼자 살던 노인이 연락이 안 돼 면사무소 직원이 확인하러 가보니 숨진 상태였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 씨의 정확한 신원을 확인하고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전자 감식을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