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최악 산불 149시간만에 꺼져…잔불관리체계 전환
경북도 잔불 감시 체계 전환…이재민 임시 주택 마련·긴급생활지원금 지급
태풍급 바람을 타고 5개 시·군을 집어 삼키며 역대 최악의 피해를 입힌 '경북 북동부 산불'이 149시간만에 잡혔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28일 "28일 오후 30분 영덕을 시작으로 오후 5시 의성, 안동, 청송, 영양 지역의 모든 주불이 진화됐다"고 밝혔다.
7일 간 이어진 이번 산불로 24명이 소중한 생명을 잃었고, 2천200채가 넘는 주택이 불에 탔다.
이 기간동안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큰 산림 면적만 축구장 6만3천245개 크기인 4만5천157㏊에 달한다. 역시 국내 대형 산불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 22일 오전 11시 25분 의성군 안평면과 안계면에서 발생한 산불은 바싹 마른 가지와 낙엽을 태우며 계속 확산됐다. 특히 강한 바람과 건조한 대기, 높은 기온은 산불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산불 진화 헬기가 투입되는 낮에는 수그러들었다가 밤이 되면 바람을 타고 다시 확산되는 상황도 반복됐다.
특히 지난 25일에는 태풍보다 강한 초속 27m의 바람을 타고 사람이 뛰는 속도보다 빠른 시속 8.2㎞로 날아가며 안동과 청송, 영양, 영덕 등 4개 시·군으로 번졌다.
산불 확산 경로를 따라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속출했고, 천년고찰 고운사의 국가지정보물 연수전과 가운루가 잿더미로 변했다. 세계문화유산 병산서원과 하회마을 2~3㎞ 앞까지 불길에 휩싸이는 일촉즉발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7일 동안 누적 인력 2만8천462명과 헬기 500대, 소방차 2천869대 등이 투입됐지만 진화율은 등락을 거듭했다.
더딘 진화 작업 속에서 연기와 안개가 섞인 연무로 헬기 투입이 지연되는 상황도 반복됐다. 이 과정에서 의성군 신평면에서 진화 작업에 투입된 진화 헬기가 추락하는 사고도 벌어졌다.
상황이 극적으로 반전된 건 밤 사이 내린 비 덕분이었다. 적은 양이지만 1~2시간 가량 내린 비로 산불 확산 속도가 크게 둔화됐고, 시야를 가리던 연무도 사라져 헬기 진화에 탄력이 붙었다. 기온이 떨어지고 바람이 잦아들며 진화에 유리한 환경도 조성됐다.
덕분에 전날 오후 5시 기준 63%였던 진화율이 이날 낮에는 94%까지 치솟았다.
극적으로 주불이 진화되면서 산림당국은 경북도와 각 시·군 중심의 잔불진화체계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경북초대형산불피해지원본부로 전환해 잔불진화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잔불 정리는 소방대원과 공무원 등이 인력 중심으로 운영되며 5~6일 가량 걸릴 전망이다.
또한 바람 등의 영향으로 산불이 재발화할 경우에 대비해 산림청 진화 헬기와 지자체 임차 헬기 2~5대 가량이 투입된다. 정확한 산불 피해 면적 조사에는 보름에서 한 달 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경북도는 이재민 지원과 화재 피해 복구 등에 전념할 방침이다. 집을 잃은 이재민들이 거주할 수 있는 임시 거주 시설을 빠르게 조성하는 한편, 생활이 불편한 이들을 위한 긴급생활지원금 3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번 산불이 야간 진화 장비 구축과 대형 헬기 도입 등 새로운 산불 대책과 매뉴얼을 수립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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