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밖에 못 껐는데…산불영향구역 이미 역대 최대
당분간 비 소식 없고 인력·장비 분산 투입 불가피
경북 북부권와 동해안 등 5개 시·군을 집어 삼킨 '경북 북동부 산불'이 역대 최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파악된 산불영향구역마저 역대 최대 규모인데다, 더딘 진화 속도에 맑고 건조한 날씨까지 당분간 이어지는 등 산불이 장기화될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경험해본 적 없는 최악의 산불 피해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27일 산림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 이번 산불의 영향구역은 3만3천204㏊로 잠정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의성군이 1만2천685㏊로 가장 넓고, 영덕군 7천819㏊, 청송군 5천㏊, 안동시 4천500㏊, 영양군 3천200㏊ 등으로 파악됐다.
산불영향구역과 피해면적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산불영향구역은 화재 현장에 형성된 화선 안에 포함된 전체 면적을 의미한다.
피해 면적은 진화가 완료된 뒤 실제로 피해를 입은 면적만 집계하기 때문에 산불영향구역보다는 다소 적게 잡힌다.
실제로 역대 두번째로 피해 규모가 컸던 2022년 3월 울진·삼척 산불의 경우 산불영향구역은 2만923㏊였고, 피해 면적은 1만6천302ha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를 입혔던 2000년 강원도 동해안 산불 당시에는 2만3천794㏊가 피해를 입었다.
울진·삼척 산불 당시 산불영향구역 면적 대비 78%가 피해면적으로 잡힌 점을 고려하면 현재까지 피해 면적도 이미 역대 최대 규모를 넘어섰을 가능성이 있다.
산불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진화 작업이 더딘 점도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산불의 평균 진화율은 27일 오전 기준 44.3%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산불이 처음 발생한 의성은 54%, 국가 유산이 즐비한 안동도 52%에 불과하다. 산불 사망자가 가장 많은 영양은 18%에 그치고 있다.
산불 발생 범위가 워낙 광범위해 한정된 진화 헬기와 소방 인력 등을 분산 투입해야하는 점도 진화를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당분간 진화에 도움이 될 정도의 비 예보가 없고 강한 바람이 예상되는 등 기상 상황도 좋지 않을 전망이어서 완전 진화 시기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이번 산불이 과거에 기록된 것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인 것은 사실"이라며 "산불이 강우에 따라 꺼지기도 하지만 강우에 의존하지 않고 적절하게 자원을 활용해 진화해 온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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