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상호관세 앞두고 환율 1,470원 턱밑…고점은 어디

입력 2025-03-24 17:01:13 수정 2025-03-24 19:46:44

24일 원·달러 환율 종가 1,467.7원…장중 1,469.1원 기록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기각, 트럼프 행정부 '상호관세' 여파
"정치 리스크 변동성 확대" 이번 주 환율 최고 1,490원 전망

올해 1분기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반에 고착하면서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달 말까지 남은 11영업일간 100~200원 폭락하지 않는다면 1분기 환율은 1998년 1분기 이후로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사진은 1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에 달러가 놓여있는 모습. 연합뉴스
올해 1분기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반에 고착하면서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달 말까지 남은 11영업일간 100~200원 폭락하지 않는다면 1분기 환율은 1998년 1분기 이후로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사진은 1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에 달러가 놓여있는 모습.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70원선에 근접했다. 내달 2일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시장 긴장감이 커진 데 더해 주요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하면서 '정치 리스크'가 부각된 영향이다. 금융권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등을 전후로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24일 국내 자금중개사 서울외국환중개(SMB) 등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5.0원 오른 1,467.7원(주간거래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13일(1,470.8원) 이후 2달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장중 1,469.1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 종가는 지난 17일(1,447.9원) 이후 지난 19일 1,453.4원, 21일 1,462.7원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1,440원대 안팎에서 안정 흐름을 보이던 원·달러 환율이 다시 오름세를 보인 것이다. 이는 미국 행정부의 관세부과 확대 여파와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장기화 등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예고는 달러 강세와 함께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 행정부가 내달 2일부터 고율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큰 '더티(Dirty·지저분한) 15' 국가에 한국을 포함할 확률이 높다는 전망에 따라서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 주는 '달러인덱스'는 21일(현지시간) 기준 104.09로, 지난 19일(103.43)부터 3일 연속 상승했다.

헌법재판소의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 기각 결정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 총리 탄핵 기각으로 인해 윤 대통령의 탄핵 기각 확률이 높아졌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는 게 금융권 설명이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외환시장은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선 이번 주 환율이 1,490원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위원은 "원·달러 환율은 단기적으로 대외 변수보다 국내 정치 리스크에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내달 초 시행될 상호관세를 앞두고 시장 불안감이 커지면서 달러도 소폭 강세를 보이고 있다. 더티 15 국가에 한국이 포함될 가능성과 국내 신용불안, 정치적 불확실성 장기화 등이 원화 약세 부담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