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승부수 나오나] '사즉생' 삼성전자 '반도체 봄' 되찾나

입력 2025-03-23 15:57:31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일 서울 강남구 멀티캠퍼스 역삼 SSAFY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청년 취업 지원을 위한 현장 간담회를 앞두고 로비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일 서울 강남구 멀티캠퍼스 역삼 SSAFY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청년 취업 지원을 위한 현장 간담회를 앞두고 로비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주력 사업인 반도체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이례적인 고강도 메시지가 알려진 이후 주주총회와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GTC) 등의 이벤트가 이어지고 모건스탠리의 투자의견 상향 등 호재가 더해지며 시장의 기대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5만원대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여 만인 지난 20일 종가 기준으로 6만원선을 넘어섰고, 지난 21일에는 전일 대비 2.49% 오른 6만1천7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그간 매도 흐름을 보이던 외국인 투자자들도 지난 17일부터는 5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보였다. 지난 17일 이 회장이 최근 삼성 임원들을 대상으로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고 질책하며 "경영진부터 철저히 반성하고 '사즉생'의 각오로 과감하게 행동할 때"라고 강도 높은 쇄신 메시지를 내놓은 사실이 알려지며 시장이 먼저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의 메시지가 공개된 이틀 뒤인 지난 19일 열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인수·합병(M&A)과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 경쟁력 등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경영진의 다짐도 이어졌다.

반도체 사업의 수장인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은 "HBM 등 신시장에 대해서는 작년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차질없이 계획대로 개발하고 양산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삼성전자가 대외적으로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인공지능(AI)칩 시장을 선도하는 엔비디아 생태계 진입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19일(현지시간) 연례 개발자 회의(GTC) 기자간담회에서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 울트라에 삼성전자 HBM3E가 탑재될 가능성에 대해 "삼성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며 "삼성은 베이스다이에서 ASIC(맞춤형 칩)와 메모리를 결합하는 능력이 있다"고 언급했다.

퀄테스트(품질 인증) 중인 HBM3E의 납품 시기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시장은 비교적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지난해 반도체에 대해 비관적 전망을 내놓으며 '반도체 겨울론'을 확산시킨 모건스탠리는 지난 18일 보고서를 내고 "솔직히 반도체 산업이 바닥을 쳤다고 말할 상황은 아니지만 시장은 빠르게 '계곡'(침체 상황) 너머를 보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6만5천원에서 7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