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과 전망-임상준] 보수 宗家 경북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

입력 2025-03-23 10:34:05 수정 2025-03-24 20:14:44

12·3 계엄은 구석구석 병든 대한민국을 향한 '건강검진'
보수 종손 이철우 경북도지사, 경찰 고발 아랑곳 없이 애국가 부르기 독려... 자유우파 귀감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15일 경북 구미시 구미역 앞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 주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인 국가비상기도회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15일 경북 구미시 구미역 앞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 주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인 국가비상기도회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임상준 서부지역취재본부장
임상준 서부지역취재본부장

날(生) 때는 숟가락이 세 개뿐이었다.

젊은 부모와 두 살 많은 사내아이 한 명이 식구의 전부였다. 조(祖)부모는 얼굴도 못 봤다. 고추 달고 태어나기 전부터 세상에 없었다.

씨족 마을에서 할아버지는 4형제의 막내로 자랐는데 제일 먼저 돌아가셨다. 오십의 나이 어느 밤중이었다.

갑작스러운 죽음은 한참 후에야 의사가 된 손자·손녀들에 의해 혈관 질환 가족력에 따른 뇌졸중으로 추정됐다. 아버지와 그의 일족들은 '건강검진, 혈압만 알았더라도…'라며 가슴을 뜯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계엄으로 대한민국 곳곳이 병들어 곪아 있는 실상이 드러났다.

서른 번의 탄핵, 간첩들의 암약, 법 위의 경마식 수사와 영장 쇼핑, 군인정신은 온데간데없는 당나라 군대, 중국몽…. 우리 사회가 이렇게까지 병들어 있었던가.

계엄이 100% 옳았다는 건 아니지만 '오죽하면 했겠나'라는 의견에는 공감이 간다.

이번 계엄은 '건강검진' 역할을 했다.

우리는 성장과 민주주의 두 마리의 토끼를 잡고자 앞만 보고 뛰었고 세계에서 유례없는 '기적'을 일궜다. 이제 살 만한데 몸 구석구석이 아파왔다. 그러다 계엄이란 건강검진을 받아 보니 온몸이 망가져 있었다.

건강검진은 챙길 것도 많고 몸을 피곤하게 한다. 밤 10시 이후로 금식해야 하며, 보호자도 동반해야 한다. 비용도 많이 든다. 검진 시간도 두 시간쯤 걸린다.

계엄도 엄청난 사회적 갈등과 비용을 수반한다. 하지만 전시나 전쟁, 국가의 여러 상황에 따라 필요한 대통령이 가지는 법적 권한이다.

그런데 검진을 마치고 나오니 온갖 '몽니'가 따라붙는다.

검진 결과('인용' 혹은 '기각')에 따라 병마(病魔)를 고칠 수 있느냐, 늦었느냐의 생사 문제는 안중에도 없다.

입원서에 몸무게를 빼먹었다고 문제 삼는다. 밤 10시 이후에는 음식을 먹지 말라고 했는데 10시 5분에 우유 한 잔 마셨다고 가짜 검진이라고 한다. 특히 불친절한 간호사, 의사에게 싫은 소리 좀 했기로서니 병원에서 나가라고 한다. 이게 환자가 쫓겨날 만큼 심각한 위반 사유인가?

대통령은 고유 권한인 계엄을 한 죄(?)로 불법 구속에다 조리돌림을 당했다. 두 시간 만에 '순삭'한 계엄인데도 내란 프레임으로 대통령을 자리에서 끌어내리려 한다.

풀려난 대통령도 풀려나지 못한 국방부 장관도 '계엄은 거대 야당의 패악질에 맞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대국민 호소용'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국헌문란, 국회 마비에 대한 사전 모의 등 아무 일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무 일을 하지 않아 아무 일도 없었는데, 대통령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오염된 진술과 조작된 체포 메모로 일(내란죄)을 만들었다.

다행히 누군가 만든 일은 자유 우파들이 막아섰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한 기독교 단체의 연이은 동대구역·구미역 집회에서 단상에 올라 애국가를 불렀고 경찰에 고발당했다. 하지만 아랑곳없이 '경북은 보수 우파의 종가이고 도지사는 종손'이라며 더욱 애국가 부르기를 독려하고 있다. 전국에서도 보수 우파들이 대통령 지킴이를 자처하고 있다. 헌법 위의 헌법재판소, 공수처 등 권한 없는 수사기관의 무리한 수사, 특정 정치인의 재판 지연에 분노하고 있다.

병이 생기면 가장 먼저 자가 면역이 발동한다. 때마침 자유 우파 종가에서 종손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자가 면역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과거 수많은 국가적 위기에 저력을 발휘해 나라를 지켜냈던 것처럼 보수 종가 경북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