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원칙적 동의' 입장만 밝히며 "쿠르스크 완전 수복"
압도적인 전황 지렛대 삼아, 최대한 유리한 협상 원해
속타는 우크라이나 국민 74% "미국 없이 싸우자"
"고삐를 더 당겨라."
러시아가 미국으로부터 제안받은 '30일 휴전안'에 대해 답을 하지 않는 대신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미 3분의 2 정도의 영토를 회복한 쿠르스크 지역에서 공습을 지속하고 있으며, 협상에 응할 제스처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이 종전협상을 중재하는 동안에 오히려 최대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빼앗으며, 압도적인 전황(戰況)을 지렛대 삼아 러시아가 원하는 대로 협상 조건을 끌고 가겠다는 의도로 가진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선임 정치학자 새뮤얼 채럽은 FT(파이낸셜 타임스)에 "러시아 입장에서는 대화하는 중에도 전투를 계속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더 넓은 정치적 과정을 휴전에 연계시키려고 한다"고 풀이했다.
◆미국과 '밀고 당기기' 동안 실리 챙겨
우크라이나를 대신한 중재국인 미국과 침략국 러시아가 휴전안을 놓고 '밀고 당기기'가 이어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B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이 제안한 '30일 휴전안'에 우크라이나가 동의한 지 사흘이 지났으나 여전히 협상 타결 가능성은 안갯속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휴전 추진에 합의한 지 하루 만인 12일 군복 차림으로 격전지 쿠르스크를 방문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튿날에는 휴전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며 오히려 러시아의 요구 조건을 늘어놓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 러시아의 대응을 '긍정적이지만 완전하지는 않다'고 평가한 데 이어 이날은 푸틴 대통령과 생산적인 대화를 했다며 "우크라이나 군인 수천 명의 목숨을 살려달라 요청했다"고 공개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공감한다"면서도 우크라이나군의 생명을 보장하려면 무장해제와 항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애타는 약소국 "미국 없이 싸우자"
미국과 러시아가 밀고 당기는 동안 우크라이나는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특히 러시아가 미국이 제안한 30일 휴전안에 대해 즉답을 피하면서, 우크라이나가 점령한 쿠르스크 지역의 완전 수복(收復)을 기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인 10명 중 7명은 사실상 항복과도 같은 종전 협정을 원하지 않으며, 계속 러시아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12일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5~10일, 우크라이나인 1천명 대상) 발표에 따르면, "미국 지원 없이도 싸워야 한다"는 응답이 74%로 휴전을 원하는 비율(13%)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3일 성명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전쟁을 계속하고자 하는 단 한 사람에게 강한 압박을 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의지의 연합' 화상회의를 준비하면서 "(푸틴 대통령이) 평화에 진지하지 않다"며 "러시아가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서방 동맹이 경제적 압박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미국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러시아유라시아센터의 알렉산더 가부에프 소장은 휴전 기간 유럽의 평화유지군이 우크라이나에 주둔하게 되면 러시아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며 "러시아 입장에서 우크라이나를 자유롭게 해 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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