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정거장에 발묶인 美우주비행사 2명 귀환 하세월

입력 2025-03-13 16:09:48 수정 2025-03-13 18:30:45

보잉 우주선 시험비행 참여한 비행사들, 9개월여간 ISS 체류중
ISS 교대 임무팀 보낼 스페이스X 우주캡슐, 발사 직전 문제로 취소
귀환 지연 문제 정치적 비화…트럼프 행전부 "바이든 행정부 탓"

ISS에 장기 체류중인 우주비행사 부치 윌모어와 수니 윌리엄스. 연합뉴스
ISS에 장기 체류중인 우주비행사 부치 윌모어와 수니 윌리엄스. 연합뉴스

미국 보잉사의 우주캡슐 '스타라이너'를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시험비행을 떠났던 우주비행사 2명이 9개월 이상 우주에 발이 묶여 있다. 이들의 귀환을 위한 로켓 발사도 예기치 않은 문제로 계속 늦어지고 있다. 특히 우주비행사 귀환 문제를 두고 현 정부와 이전 정부 간 정치적 갈등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우주비행사 9개월 우주에 발 묶여

ISS에 장기 체류 중인 우주비행사 부치 윌모어와 수니 윌리엄스를 지구로 귀환시키기 위한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12일 오후 7시 48분(미 동부시간) 플로리다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ISS 교대 임무를 수행할 '크루-10' 팀을 태운 우주캡슐 드래건을 팰컨9 로켓에 실어 발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카운트다운 1시간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발사를 취소됐다. 발사대의 유압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파악됐다.

NASA 측은 "로켓과 우주선 자체는 모두 정상"이며 "추후 발사는 며칠 안에 다시 시도될 수 있다"고 밝혔다.

NASA 소속 베테랑 우주비행사 윌모어와 윌리엄스는 지난해 6월 5일 보잉사가 개발한 우주캡슐 '스타라이너'의 첫 유인 시험비행을 위해 이 캡슐을 타고 지구를 떠나 ISS에 도착했다.

하지만 스타라이너가 ISS에 도킹한 이후 기체에서 헬륨 누출과 기동 추진기 고장 등 여러 결함이 확인되면서 지구 귀환 일정이 계속 미뤄졌다.

NASA는 지난해 8월 우주비행사들의 안전 문제를 이유로 이들의 귀환에 스타라이너 대신 스페이스X의 드래건 캡슐을 이용하기로 결정하고, 스타라이너를 무인 상태로 귀환시켰다.

또 원래 별도로 예정돼 있던 NASA의 ISS 우주비행사 순환·교대 임무 크루-9와 연결해 일정을 조정하고, 윌모어와 윌리엄스를 크루-9 팀원으로 합류시켰다.

◆귀환 문제 정치적으로 비화

우주비행사 귀환 지연 문제는 정치적 이슈로 비화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11월 당선된 이후 윌모어와 윌리엄스의 귀환 지연 문제를 이전 조 바이든 행정부 탓으로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머스크도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윌모어와 윌리엄스를 더 일찍 귀환시키자는 스페이스X의 제안을 바이든 행정부가 "정치적인 이유"로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CNN에 따르면 NASA의 전직 고위 관리는 스페이스X가 NASA 측에 그런 제안을 한 적이 없으며, 만약 그런 제안이 있었다고 해도 NASA는 수락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우주비행사를 단독으로 귀환시키려면 스페이스X의 드래건 캡슐과 팰컨9 로켓을 추가로 발사하기 위해 수억달러(수천억원)의 추가 비용이 소요되는데 그런 예산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NASA는 크루-10 팀을 태울 우주선으로 새 캡슐이 아닌 구형 드래건 캡슐을 쓰기로 하고 크루-9의 귀환 일정을 2주가량 앞당겼다.

당사자인 윌모와 윌리엄스는 장기간의 ISS 체류에 불만이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윌리엄스는 이달 4일 인터뷰에서 "우리에게는 임무가 있다"며 "우주에 있는 것은 정말 재미있고 하루하루가 흥미롭다"고 말했다. 윌모어도 지난달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우리가 '버려졌다, 고립됐다'는 등의 이야기가 이어졌는데, (그렇게 말하는 것을) 우리 둘 다 이해는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