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사회연구소·대구참여연대 "의료클러스터 추진 문제 있어"…경북대병원 이전에 브레이크

입력 2025-03-13 15:14:11 수정 2025-03-13 15:18:46

"동구·경산 접근성 해소된 만큼 도심 의료 접근성↓…제2 대구의료원 신설에 초점 맞춰야"
"이전 효과만큼 마이너스도 뚜렷, 기대효과 너무 부풀려졌다"

대구참여연대 CI.
대구참여연대 CI.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 군부대 이전 후적지에 의료클러스터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대구시민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의료클러스터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오히려 의료 혜택 쏠림 현상이 가중될 것이라 지적했다.

13일 대구사회연구소·대구참여연대는 공동성명을 통해 "의료클러스터 등 군부대 후적지를 활용할 방안을 섣불리 논의해선 안 된다"며 "비현실적인 이전 효과를 제시하며 시민들을 현혹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4일 홍 시장이 군부대가 떠난 자리에 의료 클러스터를 짓고 국비를 투입하겠다고 밝히자, 이를 반대하고 나선 것.

두 단체는 의료클러스터 계획에 담긴 경북대병원 본원 이전을 반대했다. 본원이 만촌동으로 이전할 경우 동구, 경산 주민의 의료 접근성은 나아지지만 중구 등 도심지 시민의 의료 접근성은 더욱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대구의 많은 인프라가 몰린 수성구에 또 의료 클로스터를 짓는 것은 균형발전 측면에서 옳지 않다"며 "제2의 대구의료원 건립 등 공공의료 시설을 확충하는 것을 중심에 놓고 정책적 판단을 해야 한다"고 했다.

또 경제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두 단체는 "동구 신서 혁신도시에 있는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첨복단지)가 기대만큼의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는 거의 없다"며 "첨복단지 운영도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일부 비슷한 기능을 하는 의료클러스터를 조성한다면 둘 다 낭패를 볼 여지가 크다"고 전했다.

군부대 이전으로 인한 기대 효과가 비현실적으로 부풀려졌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앞서 군위는 군부대 이전으로 '복합 밀리터리타운'이 조성되면 군인과 군인 가족을 포함해 약 6천명이 유입된다고 예상했다. 또 대구정책연구원은 군부대 이전사업에 따라 4조8천378억 원의 생산이 유발되고, 3만1천778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란 기대를 제시한 바 있다.

이들은 "5개 군부대가 빠져나가는 지역은 그만큼 마이너스 효과가 생기기 때문에 한계가 분명하다"며 "기대효과가 실현되려면 군부대 후적지에도 새로운 자본과 인구가 유입되어야 하는데, 이는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조기 대선 시 자리를 비우겠다고 밝힌 홍 시장의 설익은 공약에 대구시가 휘둘려선 안 된다"며 "대구시는 섣부른 정치적 추진을 중단하고, 5개 군부대 후적지를 활용할 종합적인 청사진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