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명태균 10시간 넘게 조사 '오세훈 만남 등 진술 신빙성' 확인

입력 2025-03-11 21:17:08

검찰, 오는 13일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 참고인 조사 예정
明측 "만난 장소, 시간, 동석자 구체적 진술, 13일 구속취소 청구 예정"

박찬구 서울시 정무특보가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열리는 오세훈-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관련 참고인 및 고소인 조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찬구 서울시 정무특보가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열리는 오세훈-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관련 참고인 및 고소인 조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과 관련된 '여론조사비용 대납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11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 오 시장의 만남 등 진술에 신빙성을 10시간에 걸쳐 따져물었다.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11일 오전 10시부터 창원지검에서 창원교도소에 수용된 명씨를 소환해 10시간 넘게 조사했다.

명씨는 오후부터는 변호인 입회 없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중앙지검 수사팀은 창원지검에서 오 시장 관련 사건 등을 넘겨받은 뒤 지난달 27∼28일, 이달 6∼7일 경남 창원으로 내려가 명씨를 조사했다.

검찰은 이후 조사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 오 시장 여론조사비용 대납 의혹과 관련한 참고인들의 진술 내용을 바탕으로 오 시장과의 만남 횟수 등에 대한 명씨 진술을 추가로 확인하고 신빙성을 따져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에게도 참고인 조사에 출석해 달라고 통보하며 명씨 진술에 대한 검증 작업을 이어갈 것을 예고했다.

김 부시장은 오는 13일 오후 1시30분께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명씨 측 여태형 변호사는 이날 조사 전 취재진에게 "지난번 조사 때 (명씨가) 오 시장과 만난 장소와 시간, 당시 동석자를 구체적으로 진술했다"며 "강 전 부시장이 이렇게 얘기했는데 명씨는 어떤 입장인지 검사가 물어볼 것 같다. 우리는 검찰에 모두 진술했고, 성실히 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가 오 시장과 관련해 13차례 비공표 여론조사를 했고, 오 시장의 오랜 후원자로 알려진 사업가 김한정 씨가 2021년 2∼3월 조사 비용 3천300만원을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으로 일한 강혜경 씨 개인 계좌로 대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강씨는 명씨 지시로 오 시장에게 유리한 설문안을 짰고, 오 시장 측에 원본 데이터를 제공했다고 주장한다.

명씨는 자신이 오 시장이 당선되는 데 큰 역할을 했고, 오 시장이 선거 때 "살려달라고 했다"고 주장한다.

또 오 시장과 만난 횟수는 7차례 정도라고 주장한다. 2021년 1월 20일·23일·28일, 2월 중순 등에 서울 중식당, 청국장집, 장어집, 오 시장 당협사무실 등에서 만났다는 것이다.

명씨가 계속 오 시장과의 만남을 기억해내고 있는 만큼 횟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게 명씨 측 주장이다.

반면 오 시장은 2021년 1월께 김영선 전 의원 소개로 명씨를 두 번 만난 적은 있지만, 명씨의 부정 여론조사 수법을 확인한 뒤 상대할 가치가 없는 인물이라 생각해 끊어냈다는 입장이다.

명씨가 여론조사 등에 도움을 주겠다고 해 당시 캠프 실무를 총괄하던 강철원 전 정무부시장이 만남을 이어갔지만, 여론조사 신뢰성 등을 두고 크게 싸우면서 그해 2월 관계가 완전히 끝났다는 것이다.

또 여론조사 결과를 전달받은 사실 자체가 없다며 그런 사실이 있다면 언제 누구에게 전달했는지 밝히라며 명 씨를 중앙지검에 고소한 상태다.

강 전 부시장은 전날 중앙지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 "만난다고 한다면 서로 앉아서 뭐라고 얘기를 하는 게 만난 것 아니냐"며 "그냥 행사장에 왔다 갔다 하는 것도 만났다고 얘기한다면 (횟수가) 얼마가 될 지 저희도 알 수가 없다. 그런 부분들을 얘기했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명씨는 오는 13일 법원에 구속취소를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 변호사는 '윤석열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 이후로 준비한 것이냐'는 물음엔 "아니다. 지난주 금요일부터 얘기가 나왔고 차근차근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