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머스크 '오너 리스크' 타격, 트럼프는 "테슬라 신차 사겠다"

테슬라 주가폭락·X 접속 장애·스페이스X 로켓 폭발 등 줄줄이 악재

11일(현지시간) 백악관 트럼프 대통령 집무실에 아들과 함께 나타난 일론 머스크.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정치적 행보에 나서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오너 리스크'로 인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다만 트럼프 미 대통령만큼은 무한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폭락 중이고 엑스(X·옛 트위터)에는 접속 장애가 발생하는 등 소유 기업에 줄지어 악재가 발생하고 있다. 연방정부 구조조정과 유럽내 극우 정당을 앞장서서 지원하는 문제적 행보로 머스크에 대한 반감도 확산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테슬라 주가는 전날 종가보다 15.43% 낮은 주당 222.1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테슬라에 유리한 정책이 시행될 것이란 기대에 작년 말 사상 최고치인 479.86달러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후 하락세를 이어오다 결국 대선 이전 수준으로 내려앉으면서 기대감이 꺼졌다.

배경으로는 트럼프발 관세전쟁과 경기침체 우려, 테슬라의 실적악화 등이 꼽힌다. 특히 유럽에선 1∼2월 독일 테슬라 신차등록 대수가 전년 동기 대비 70% 급감했다. 중국에서도 상하이 테슬라 공장 출하량이 49% 감소했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판매가 부진한 상황이긴 하지만, 독일과 영국 등 유럽 각국의 극우정당을 지원하며 중도좌파 성향의 기존 정부를 흔드는 행태를 보여 '비호감도'를 높인 것이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에서도 온라인을 중심으로 테슬라 불매 운동이 거세지고 있다. 테슬라 매장 앞에선 머스크 규탄 시위가 벌어지고 있으며, 테슬라 차량과 충전소 등을 겨냥해 방화와 총격 등 무장 테러를 가하는 사례도 나왔다.

머스크가 인수한 이후 가짜뉴스의 온상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 소셜미디어 X가 이날 오전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받아 전 세계적으로 접속이 되지 않는 상황이 초래된 것도 '오너 리스크'가 현실화한 결과로 여겨진다.

머스크는 해당 공격에 쓰인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가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기원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자신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제공하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끄면 "우크라이나의 전선 전체가 붕괴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가 논란에 휘말린 것이 배경일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머스크는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고, 이후 친(親)팔레스타인 해커 집단 '다크스톰'이 공격 배후를 자처하고 나서기도 했다.

이 밖에 지난 6일에는 스페이스X가 달·화성 탐사를 목표로 개발한 대형 우주선 스타십이 8차 지구궤도 시험비행에 나섰다가 또다시 폭발, 공중분해되는 악재가 있었다.

머스크는 야당인 민주당이 자신에 대한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국면전환을 시도하는 모양새다.

그는 지난 9일 민주당 거액 기부자인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와 링크드인 공동 창립자 리드 호프먼 등이 미국에서 불고 있는 테슬라 불매 운동의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연방정부 구조조정에 가장 반발하는 측으로 민주당을 꼽으면서 사업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런 악재 속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했다. 그는 11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머스크가 '모든 것을 걸고' 나라를 위해 일하고 있다면서 "신뢰와 지지를 보여주기 위해 내일 아침 새 테슬라 차량을 사겠다"고 밝혔다. 이에 머스크는 엑스를 통해 감사의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