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상승·코로나19·대백 본점 방치 등으로 상권 악화
상인들 사이에선 "대백 본점 매입 위한 모금 운동" 얘기까지
부동산 경기 악화 등으로 매각 쉽지 않아… 대백 "최선을 다해 협상 중"
대구 동성로에 있는 대구백화점 본점(이하 대백 본점)이 폐점 후 매각이 이뤄지지 않아 4년째 방치되면서 주변 상권 분위기도 함께 가라앉고 있다.
지난 1969년 문을 연 대백 본점은 경영난 등으로 지난 2021년 7월 문을 닫고 매각을 추진해왔지만, 4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매각이 성사되지 못했다. 내수 부진이 지속돼 온 데다 동성로 중심에 있는 가장 큰 건물인 대백 본점까지 수년간 방치되며 주변 상권도 침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백 본점 근처에서 20년간 액세서리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대백 본점이 있었을 땐 약속 상대를 기다리다 구경하러 들어오는 손님도 많았고, 백화점 직원들도 손님으로 많이 오는 등 생각보다 유입효과가 상당했었다"며 "그때에 비해 현재는 손님이 절반 이상 줄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대백 본점 인근에서 40년 이상 약국을 경영해온 B씨는 "대백 본점 폐점 전엔 백화점 손님들이나 직원들이 약국을 많이 찾았었는데, 문을 닫은 이후엔 매출이 거의 20~30%는 줄어든 것 같다"며 "동성로는 특히 임대료 부담도 커서 고사 직전이다. 뭐라도 빨리 들어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 지역 한 부동산 관계자는 "주변 상인들은 최저임금 상승, 코로나19, 대백 본점 방치 여파 등 삼중고를 버티고 있다"며 "상권 침체 원인이 모두 대백 본점 폐점에 있다고 할 순 없지만, 인근 점포 영업률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동성로 상인들 사이에선 상권 활성화를 위해 대구시가 대백 본점 매입 등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동성로 부흥을 목적으로 대구시가 추진 중인 '동성로 르네상스' 사업과 중구 '동성로 관광특구' 사업이 제대로 효과를 보려면 이대로 손 놓고 있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이준호 동성로상점가상인회장은 "대백 본점이 문을 닫지 않았다면 해당 사업들과 시너지 효과가 상당했을 것 같아 더욱 아쉽다"며 "대구시가 대백 본점을 매입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이게 안 된다면 '대구 시민의 손으로 대백 본점을 살리자'는 취지로, 법인을 세운 뒤 대구 시민들을 상대로 모금 운동을 전개해 대백 본점을 사들이는 방안까지 구상해 보고 있다"고 했다.
대구백화점 또한 지난해 8월 공개 매각 공고를 내는 등 본점 매각에 총력을 다하고 있으나 부동산 경기 악화 등 영향으로 쉽사리 매각을 마치지 못하고 있다.
대구백화점 관계자는 "현재 업체 한 두 곳과 금액, 조건 등과 관련해 협상을 계속 진행하고 있으며 매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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