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결혼식 불참도 생각"…고심 깊어지고 있는 헌재 재판관들

입력 2025-03-09 21:53:22

정형식 재판관 아들, 서울에서 결혼식 올려
"정 재판관, 재판관 평의에서 결혼식 불참 고민"

정형식 헌법재판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8차 변론에서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증인심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형식 헌법재판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8차 변론에서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증인심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각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조만간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상황에서, 정형식 헌법재판관은 아들의 결혼식에도 불참을 고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대한 결정을 앞둔 상황에서 외부 활동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주심 재판관을 맡고 있는 정형식 헌법재판관 장남이 전날 서울 모처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정 재판관 아들 결혼식 일정은 지난해 계엄 선포 전에 이미 잡힌 상황이었다. 나머지 재판관들 역시 미리 일정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정 재판관은 헌재에서 중대사건 심리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아들 결혼식을 불참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등을 재판관 평의에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아들 결혼식을 미뤄야 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도 고민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심끝에 정 재판관은 결혼식에 혼주로 참석했고, 다른 재판관들도 하객으로 식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 재판관은 헌재 연구관 등 다른 구성원에게는 물론 외부에도 아들 결혼식 일정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이 종결된 상황에서 재판관들은 사실상 매일 비공개 재판관 평의를 열고 숙의를 이어가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은 지난달 25일 변론 절차가 종결돼 이날까지 12일이 지났지만 아직 선고 날짜가 잡히지는 않았다.

앞서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은 마지막 변론을 마친 뒤 각각 14일, 11일 뒤 선고기일이 잡혔다. 이에 머지 않은 시기 안으로 기일 고지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법원의 지난 7일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이 탄핵심판 선고 기일 지정의 변수로 떠올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다만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는 비상계엄 관련자들의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 등이 증거로 채택돼 있는데 이중 공수처가 낸 수사기록은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도 윤 대통령 본인에 대한 수사기록은 한 건도 헌재에 내지 않았다. 윤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국회 측 대리인단이 비실명 공소장을 증거로 제출했으나 이마저도 공식 수사기록이 아니라는 이유로 증거 채택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이번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에 따른 위법수집증거 문제가 탄핵심판 선고 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의견이 법조계 내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