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덕의 밀리터리 뉴스] 하늘에서 터진 EMP탄, 전국 전력망 1년간 마비…상상 이상의 위력

입력 2025-03-24 14:39:55 수정 2025-03-24 18:27:26

방사청, 북한 EMP 공격 대비 3조원 투입…군위성통신체계 방호기능 강화
미·러·중·북한까지…강대국들의 EMP 무기 개발 경쟁 치열
전자기기 무력화부터 전력망 마비까지…EMP, 미래 전쟁 판도 바꾼다

미국 보잉사가 개발한 비핵 EMP 무기
미국 보잉사가 개발한 비핵 EMP 무기 'CHAMP'. 보잉사 소개영상 캡쳐.

북한의 전자기파(EMP) 공격 위협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우리 군이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방위사업청은 지난달 27일 제167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북한의 EMP 공격에 방호기능을 갖춘 '군위성통신체계-Ⅲ 사업추진기본전략안'을 심의·의결했다. 2035년까지 총 3조293억원을 투입해 노후화된 위성체를 교체하고 EMP 공격에 방호기능을 갖춘 전송 속도가 향상된 지상부 단말기 등을 개발한다는 내용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주관하며, 통신 체계 중 우주부는 해외 업체와 협력해 제작·발사하되, 제어부와 단말부는 국내 연구로 확보할 예정이다.

방위사업청의 이번 결정은 최근 고조되는 북한의 EMP 위협에 대한 구체적 대응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EMP 무기 개발은 세계 강대국을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1962년 '스타피시 프라임' 핵실험을 통해 처음으로 핵 EMP 효과를 확인했으며, 이후 CHAMP와 같은 비핵 EMP 무기를 개발했다.

러시아는 소련 시절부터 EMP 무기 개발에 투자해왔다. 중국도 고출력 마이크로파 무기 개발에 적극적이다. 북한은 2017년 '초강력 EMP 무기' 개발을 주장했지만 실제 능력은 검증되지 않았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EMP탄은 대부분 보안 영역일 만큼 각국에서 민감하게 다루고 있다"며 "전쟁의 양상이 달라질 만큼 파괴력이 크다"고 전했다.

EMP의 원리 그래픽. 연합뉴스
EMP의 원리 그래픽. 연합뉴스

EMP탄의 가장 큰 위험은 전력망 마비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북한이 핵 EMP탄 3개를 한국 상공에서 터트릴 경우 전국이 거의 마비돼 전력망 복구에 최대 1년까지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EMP의 파괴력이 지하 케이블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군사시설도 예외가 아니다. 대부분의 전기통신시설이 마비될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이런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군위성통신체계 외에도 주요 국가 시설에 EMP 방호 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인프라를 보호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다.

방위사업청의 이번 결정은 우리나라의 EMP 대응 능력 강화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사업으로 3~5톤(t)급 중대형 정지궤도 위성의 개발과 운용에 대한 기술을 확보하고, 2조2천519억원 규모의 생산 유발 효과와 부가가치 3천355억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방위사업청은 기대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EMP 방호 기술 연구에 주력하고 있으며,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등 방위산업체들도 관련 기술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EMP 위협에 대한 인식 제고와 함께 실질적인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