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30주년 '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 새 바람
12대 회장 대구과학대 이병홍 교수 선임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 꾸려
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가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부동산 시장의 복잡성과 변동성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학회는 단순히 학문적 연구를 넘어 정책, 금융, 개발, 세무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실질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역할을 강화할 예정이다. 12대 회장으로 선임된 대구과학대학교 금융부동산과 이병홍 교수는 지역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문제와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제12대 학회장으로서 앞으로 가장 중점을 두고 싶은 분야나 목표가 있다면?
▶부동산 분야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술단체인 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가 올해 3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학계가 중심이었던 학회 활동의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정책, 금융, 개발, 세무 등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을 구성하려고 한다. 업계는 물론 학계가 한데 모여 부동산 분야 전반에 대해 생산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이달까지 인적 구성을 마치고 4월~5월쯤 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다.
대구는 부동산에 대한 애착이 강하고 시세 변화에 크게 휘둘린다. 가격이 올라가면 특정 계층에게 혜택이 집중되고 떨어지면 전체적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지역을 대표하는 기반 산업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은 의식주 중의 하나로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투자나 재테크 관점으로만 바라봐서는 한계가 있다.
-주변에서 부동산에 관한 자문을 많이 구할 것 같다. 대구 부동산 실수요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부동산학은 강의실에서 배웠던 내용이 강의실 밖에서도 바로 적용되는 학문이다. 정확한 시장 분석을 위해 각 분야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사회, 정치, 경제 등 다양한 분야가 부동산에 영향을 미치고 가격 변화라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부동산은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 대구 부동산 시장은 공급 과잉으로 인한 할인 분양 국면이라고 할 수 있다. 실수요자들에게는 적절한 매수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올해 추가적인 금리 인하도 예상된다. 매수자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정부도 실수요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대구 부동산 시장의 침체기가 장기화되고 있다. 금리 변화, 정부 규제, 공급 과잉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는 가운데 지역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기 위해 필요한 정책 방향은 무엇인가?
▶가장 핵심은 대출 규제와 세제 혜택이다. 지역에 맞는 핀셋 대책이 필요하다. 제가 만약 부동산 정책 당국자라면 전국적으로 획일화된 금융 상품이 아닌 지역형 대출 상품을 만들고 싶다. 특히 장기간 무주택자들이 집을 가질 수 있도록 금융 문턱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에 상응하는 양도소득세, 취득세 감면 등 후속 조치도 따라와줘야 한다. 대구는 질적욕구를 충족시키는데 한계가 있는 주택수가 전체의 30%에 육박한다. 이런 주택에 거주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세제 완화 정책이 요구된다.
-최근 부동산 학문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데이터 활용이 중요해지면서 금융과 부동산의 융합이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AI를 기반으로 한 프롭테크 기업이 제공하는 부동산 관련 어플이 300개가 넘는다고 한다. 그만큼 데이터의 활용가치가 매우 높아졌다. 앞으로는 생산된 데이터를 잘 활용하는 것이 관건이다. 가공한 데이터를 통해 방향성을 빨리 짚어내는 방법론이 대학에서도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대학은 데이터를 해석하는 방법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이를 토대로 시장에 필요한 정책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대구경북신공항 건설과 K-2 군공항 후적지 개발 과정에서도 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두 사업 모두 엄청난 재원이 필요하고 지역사회에 다시 오지 않을 기회다. 향후 학회가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고 싶다. K-2 군공항 후적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조성해선 안된다. 후적지는 대구를 탈바꿈시킬 수 있는 기회의 땅으로 활용해야 한다. 실질적으로 일자리를 계속 창출시킬 수 있도록 확실히 바꿔야 한다. 유니버셜 스튜디오나 디즈니랜드 같은 대규모 위락시설 단지 조성도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후적지를 비싸게 팔아야만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기부 대 양여 방식은 한계가 있다. 기부 대 양여 방식이 첫 삽을 뜨기 위한 유인책으로는 효과가 있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사실 기부 대 양여 방식은 재정이 부족한 중진국에서 선호되는 개발 방식이다. 정치권에서 지역민들을 위해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대구 도심에 있는 군부대 이전도 중요한 현안이다. 저소득층을 위한 양질의 주거지나 도심 공원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무분별한 개발로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어선 안된다.
-마지막으로 학회장 임기 동안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2년 임기 동안 지역의 부동산 관련 자문을 제공하는 공신력 있는 기관으로 인정받고 싶다. 인정받기 위해서는 성과가 있어야 한다. 지역민들이 부동산 문제로 고민하지 않도록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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