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조 8편 실은 美 민간 달 탐사선 '블루고스트' 달 착륙 성공

입력 2025-03-02 20:00:42 수정 2025-03-02 20:30:52

45일간의 비행 마무리, 민간기업 중 역대 두번째 달 착륙
향후 14일간 달 표면에서 10개 기기로 과학실험 수행

미국 민간우주기업
미국 민간우주기업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의 무인 달 탐사선 '블루 고스트'(Blue Ghost)가 한국 시간으로 2일 오후 5시 34분 달 착륙에 성공했다. 연합뉴스

한국 시조(時調)를 실은 미국 민간우주기업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이하 파이어플라이)의 무인 달 탐사선 '블루 고스트'(Blue Ghost)가 달 안착에 성공했다.

블루 고스트는 한국 시간 2일 오후 5시 34분(미국 중부시간 오전 2시 34분)쯤 계획대로 달 표면에 착륙했다. 민간 기업 달 탐사선의 달 착륙 성공은 역사상 2번째다.

착륙 상황은 현장으로부터 36만㎞ 떨어진 미국 텍사스 오스틴 근처 파이어플라이 관제센터를 거쳐 이 회사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스트리밍 채널 등으로 전세계에 생중계됐다.

파이어플라이 최고경영자(CEO) 제이슨 김은 모든 것이 "시계 장치처럼" 정확히 계획대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착륙 지점은 달 앞면의 북동쪽 사분면에 있는 대형 분지 '마레 크리시엄'(Mare Crisium·위난의 바다) 내의 '몬 라트레이유'(Mons Latreille)라 불리는 고대 화산 지형 근처다.

블루 고스트는 착륙 후 약 30분만에 착륙 장소 근처 달 표면의 사진을 지구로 보내온 것을 시작으로 사진을 포함한 각종 관측·실험 데이터를 전송하고 있다.

파이어플라이는 NASA와 함께 달 착륙선을 발사한 세 번째 민간기업이다. 이번에 달 착륙을 계획대로 수행함에 따라 역사상 두 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한 민간기업으로 기록됐다.

달 착륙에 최초로 성공한 민간 우주선은 미국의 다른 민간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IM)의 '노바-C' 기종 '오디세우스'호로, 지난 2024년 2월 22일 달 남극 인근 지점에 착륙했다.

다만 당시에는 착륙 막판에 다리가 하나 부러져 안정된 자세를 취하지 못하고 넘어지는 바람에 착륙이나 임무 수행이 완벽하게 계획대로 되지는 않았다.

민간기업이 아닌 정부기관까지 합해도 지금까지 달 표면에 우주선을 착륙시키는 데에 성공한 나라는 러시아(옛 소련), 미국, 중국, 인도, 일본 등 5개국밖에 없다.

가로 3.5m, 세로 3.5m, 높이 2m인 블루 고스트 착륙선은 NASA의 과학실험을 위한 10개 장비를 탑재했다. 앞으로 약 14일간 작동하며 임무를 수행하다가 달의 밤을 맞으면 작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블루 고스트에는 달 표면 흙의 샘플을 채취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흡입하는 일종의 진공청소기, 표면으로부터 약 3m 아래까지 팔 수 있는 드릴, 달 먼지를 닦아내는 장비 등이 실려 있다.

달 표면에서 사진을 촬영하는 한편 일몰이 달의 암석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데이터도 수집할 예정이다.

블루 고스트에는 또 예술 작품을 달로 보내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세계 창작자들이 만든 시집 '폴라리스 트릴로지'가 실렸는데, 여기에 한국의 시조 작품 8편도 포함됐다.

해당 8작품은 ▷구충회(달에) ▷김달호(유성의 꿈) ▷김흥열(은하) ▷박헌오(신비한 하늘 시집) ▷서관호(강촌의 달) ▷이광녕(해를 안고 오다) ▷최은희(월광 소나타) ▷채현병(칠월칠석날) 등 선정작들이다.

미국 AP통신에 따르면 NASA는 블루 고스트를 달로 보내는 데에 1억100만 달러(1천480억원)을 지불했으며, 이와 별도로 탑재된 측정·실험장비에 4천400만 달러(640억원)를 썼다.

한편, IM은 또 2월 26일 자사의 두 번째 달 탐사 임무를 수행할 '노바-C' 기종 '아테나'호를 발사했으며, 3월 6일에 달 착륙을 다시 시도할 예정이다.

높이가 약 4m인 아테나의 착륙 목표 지점은 달의 남극으로부터 약 160㎞ 떨어진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