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게 좋아…대형 SUV·픽업트럭 맞대결 [트렌드경제]

입력 2025-02-23 14:46:04 수정 2025-02-23 18:04:04

전장 5m 길이 자랑하는 대형 SUV 큰 인기
크고 강인한 픽업트럭도 경쟁 예고

아이오닉9. 현대차 제공
아이오닉9. 현대차 제공

국내에서 차박·캠핑 문화가 큰 인기를 끌면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인기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자, 국내외 완성차 업계는 넓은 공간과 실용성을 무기로 한 차량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비주류로 불리던 픽업트럭도 실용성이 재조명되면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5m 넘는 대형 SUV…차박도 두 다리 쭉 뻗고

최근 내부 공간이 넓어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SUV 차량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10년 전 만해도 큰 SUV의 경우 경유차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가솔린 기반 하이브리드나 전기차까지 등장하면서 연료비에 대한 부담은 줄이고, 친환경까지 챙길 수 있다는 이미지가 생기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전동화 플래그십 SUV 모델 아이닉9을 출시했다. 아이오닉9은 E-GMP 기반의 대형 전동화 SUV로 동급 최고 수준의 실내 공간을 갖췄다. 또 전기차 특성상 보닛 아래 프렁크도 88ℓ에 달한다. 아이오닉 9의 크기는 전장 5천60㎜, 전폭 1천980㎜, 전고 1천790㎜다. 특히 전기차 특성상 축간거리(휠베이스·3천130㎜) 거리가 길어 넓은 실내 거주 공간을 확보했다.

배터리 용량은 110.3킬로와트시(㎾h)로, 현대차 전기차 라인업 중 가장 긴 532㎞의 1회 충전 주행거리(19인치 휠 2WD복합 주행거리 기준)를 자랑한다.

디 올 뉴 LX 700h. 렉서스코리아 제공
디 올 뉴 LX 700h. 렉서스코리아 제공

지난 17일부터 사전 계약에 들어간 렉서스코리아 '디 올 뉴 LX 700h'도 플래그십 대형 SUV이다. 디 올 뉴 LX 700h는 전장 5천100㎜, 휠베이스 2천850㎜에 달하는 렉서스의 대형 SUV다. 1951년 첫 출시한 랜드크루저와 TNGA-F 플랫폼을 비롯한 기본 설계를 공유하는 이 차량은 각종 험로에서도 거침없는 성능을 낸다. 또 700㎜ 수준 도강 능력은 물론 액티브 트랙션 컨트롤과 최대 2천400W 외부 전원도 제공한다.

2018년 11월 출시 이후 지난해 말까지 전세계적으로 90만8천66대가 팔린 팰리세이드는 국내에서만 28만5천393대가 판매됐다. 현대차는 최근 완전 변경 모델 '디 올 뉴 팰리세이드'를 내놓으며 하이브리드 차량도 출시했다. 팰리세이드 5천60㎜의 전장과 휠베이스는 2천970㎜이다.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현대차 제공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현대차 제공

앞서 지난해 연말 아우디 코리아는 대형 프리미엄 SUV 더 뉴 아우디 Q7 부분 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전장 5천70㎜, 휄베이스 2천999㎜인 Q7은 아우디 SUV 가운데 가장 큰 모델이다. 포드도 '더 뉴 포드 익스플로러'를 앞세워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고, 스텔란티스그룹 산하 지프도 부분변경을 거친 준대형 SUV '뉴 그랜드 체로키'도 올해 안에 한국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족들과 함께 여가 활동을 즐기거나 짐을 싣는 등 다양한 용도로 차량을 활용하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큰 차량들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며 "앞으로도 대형 SUV 인기는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픽업트럭 시장 경쟁 시작되나

대형 SUV 시장뿐만 아니라 최근 기아가 출사표를 던진 픽업트럭 시장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픽업 트럭 시장의 판매량 비중인 1%도 채 되지 않을 정도지만, 완성차 업체들이 전력 싸움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북미 시장의 경우 대륙을 가로지르는 픽업 트럭 인기가 높지만, 국내에선 여가 활동이나 캠핑 등을 할 때 사용하는 차량으로 시장이 크지는 않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 전체 판매량 143만9천310대 중 픽업트럭 비중은 0.97%에 불과했다.

기아 타스만. 기아 제공
기아 타스만. 기아 제공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신규 등록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2020~2024년) 동안 국내 픽업트럭 판매량은 매년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연도별로는 ▷2020년 3만8천929대 ▷2021년 3만902대 ▷2022년 2만9천685대 ▷2023년 1만8천199대 ▷2024년 1만3천954대로 조사됐다.

이처럼 판매량이 해마다 감소하는 가운데 완성차 업체들이 최근 픽업트럭 내외부를 승용차 수준으로 고급스럽게 만들어내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4년 동안 기아는 독자 개발을 통해 탄생시킨 정통 픽업트럭 '타스만'을 출시했다. 타스만은 ▷싱글 데커 및 더블 데커 캐노피 ▷스포츠 바 ▷베드 커버 ▷슬라이딩 베드 ▷사이드 스텝 등 실용성을 고려한 다양한 정품 커스터마이징 상품을 제공한다.

적재함(베드)은 길이 1천512㎜, 너비 1천572㎜(휠하우스 부분 1천186㎜), 높이 540㎜ 크기로 약 1천173ℓ의 공간을 확보했고, 최대 700㎏까지 실을 수 있다. 또 최대 3.5t까지 견인할 수 있다.

KG모빌리티(KGM) 지난 1월 고객 니즈를 반영해 트림과 옵션을 재정비해 가격을 낮춘 대한민국 No.1 정통 픽업 '2025 렉스턴 스포츠&칸'을 출시했다. KGM은 지난해 주력 모델인 렉스턴 스포츠와 칸을 1만2천231대를 팔며 국내 시장의 87.47% 점유율을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픽업트럭의 경우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형태로 차량을 꾸미는 등 확장성이 큰 차량"이라며 "다양한 소비자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제품들이 등장하면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