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당은 중도·보수 정당'이라고 말해 당의 정체성을 두고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정봉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민주당은 '중도적 진보' 정당"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19일 정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대표의 발언은) 심각한 오류"라며 "민주당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인식이고 발언이다. 민주당의 정체성, 이념적 지향은 그동안 몇 번의 변천을 거치기는 했지만 그 근저의 변화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70년대와 80년대를 통해서는 반독재 민주화를 기치로 세웠고, 문민 독재가 시작된 이래 혹은 그 이전부터 김대중 대통령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임을 분명히 했다"며 "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면 '민주당은 중도·보수 정당'이라거나 당대표 스스로 '보수'라고 선언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전 의원은 이 대표의 이번 발언을 두고 "자기 모순이며 자가 당착이다. 동시에 엄청난 사회적 갈등과 충돌요소를 만든 것"이라며 "인식의 부재이며 몰가치적이며 자기 부정의 다름아니라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고 했다.
그는 "당대표 개인, 혹은 지도부 몇몇 인사가 당의 정체성을 바꾸는 언사를 하는 것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가"라며 "사회의 과반수 가까이의 지형이 보수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조차 보수를 선언하면 진보적 가치와 지향을 갖는 국민들은 어느 정당에 의존하며 자신들의 정치적 대의 의식을 표출할 수 있을까"라고 우려했다.
정 전 의원은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두 분 대통령은 민주의 정체성을 갖고 산업화 세력으로 확장하고자 했으며, 진보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보수를 안으려고 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은 진보적 가치, 민주주의, 남북 평화라는 정체성 자체에는 추호의 흔들림도 없이 다른 측을 포용하고 확장하는 것을 통해 집권을 했으며 집권 이후에도 통합적 정치 지향을 끝까지 유지하고자 했다"며 "동작동 국립묘지와 김해 봉하마을에서 두분 대통령이 진노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은 환청만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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