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훈 경상북도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장
너무 일찍 하늘의 별이 된 여덟 살 김하늘 양 소식에 전국이 슬픔에 잠겼다. 최근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끔찍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학생들의 돌봄 교육과 귀갓길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안전지대로 생각했던 학교 밖 스쿨존뿐만 아니라 가장 안전해야 하는 학교 안도 안심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꽃샘추위가 가고 봄꽃이 피면서 초등학교 통학길이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따스한 봄날 '학교 가는 길'(재즈 피아니스트 김광민 작곡)이 저절로 흥얼거려지는 계절이다. 밝고 경쾌한 멜로디에 친구들과 장난치며 학교로 향하는 개구쟁이들이 떠오른다. 그만큼 학교 가는 길은 재미가 넘쳐 나는 즐거운 길이었다. 옛날 등굣길에는 동네 곳곳에 할머니들이 있었다. "니 어데 가노" 하면서 아이들의 안부를 물었다. 할머니뿐만 아니라 동네 아저씨, 아줌마들이 아이들을 지켜 주는 CCTV, 길을 알려 주는 GPS 내비게이션 역할을 했다. 동네 전체가 아이들의 안전을 걱정하며 지켜 주는 파수꾼이었다.
경상북도자치경찰위원회는 어릴 적 아이들을 지켜 주었던 한 동네 어른들처럼 다양한 안전관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돌봄교실 어린이 안전 귀가를 위해 자율방범대, 의용소방대 등 동네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함께 나선다. 도보, 버스 이동 시 동행하고 주변 귀갓길 순찰도 강화한다.
이와 함께 경북자치경찰위원회는 전국 최초로 '우리 아이 안심길(Safe Route)' 조성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ICT 기술을 활용한 '도와줘' 앱으로 아이들의 CCTV, GPS 역할을 하고 있다. 보호자가 앱을 이용해 자녀의 이동 경로를 미리 설정하면 경로를 벗어날 땐 인공지능이 비상 알림을 보낸다. 또한, 긴급 상황에서 자녀가 구조 버튼을 누르면 휴대전화의 카메라와 마이크가 자동으로 작동해 촬영과 음성 녹음이 가능하다.
자치경찰위원회가 운영하는 아동안전지킴이 활동도 아이들 등하굣길 안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아동안전지킴이는 초등학교 주변 통학로, 공원, 놀이터 등 아동의 왕래가 잦은 장소를 순찰하면서 아동학대, 학교폭력 등과 같은 아동 대상 범죄를 예방하는 활동을 수행한다. 맞벌이와 핵가족화 등으로 보호 체계가 미흡한 상태에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 올해도 경북 지역 전역에서 아동안전지킴이 819명이 활동하고 있다.
또 위원회는 올해 사회적 약자 보호 전담 차량도 6개 경찰서에 지원한다. 사회적 약자 보호 경찰관들은 범죄 예방 등 현장 대응 업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관용 차량 부족으로 업무 수행에 어려움이 많았다. 학교폭력 예방, 위기 청소년 보호 등에 대응하는 학교전담경찰관(SPO)들에 차량이 배치되면 안전한 학교가 되는 데 더욱 도움이 될 전망이다.
경북도청 직원 휴대전화 통화 연결음에는 이런 말들이 흘러나온다. "어머님 아버님 일하시느라, 아이 키우느라 많이 힘드시죠. 이제부터 아이는 우리가 보겠습니다. 아이는 엄마 아빠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우리 정부가 함께 키워야 합니다. 함께 키우는 나라, 경북이 만들어 갑니다." 우리 아이들이 더 이상 희생되지 않고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어른들이 함께 나서야 한다. 그 길에 경북자치경찰위원회도 작은 발걸음을 보태려고 한다.
스쿨존 교통사고로 인해 만들어진 '민식이법' '동원이법'에 이어 정신질환 등으로 교직 수행이 곤란한 교사에게 직권휴직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는 '하늘이법'이 제정될 전망이다. 우리 아이들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는 것은 모두의 책임이다. 이제 더 이상 꽃다운 아이들이 너무 일찍 하늘의 별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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