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고래 1차 시추에 1천263억원 사용…정부 발표보다 200억원 ↑

입력 2025-02-19 14:18:45

한국석유공사가 일명
한국석유공사가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불리는 동해 심해전 가스 개발 사업의 1차 시추를 위해 지출한 비용이 기존에 알려진 1천억원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한국석유공사가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불리는 동해 심해전 가스 개발 사업의 1차 시추를 위해 지출한 비용이 기존에 알려진 1천억원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사가 대왕고래 1차 시추를 위해 지출한 비용은 약 1천263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11월 4일자 '국내 8광구 및 6-1광구 북부지역 탐사시추 승인요청' 공문에 소요예산은 미화 8천750만달러로 적시돼 있다. 이달 17일 기준 환율(매매기준율 1천443.50)로 계산하면 1천263억625만원에 해당한다.

산업부와 석유공사는 환율 차이로 비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이 깜짝 발표를 했던 지난해 6월 3일 기준 환율(매매기준율 1천378.50)로 계산해도 1천206억원에 이른다. 발표 당시에도 시추 비용이 공당 1천200억원 가량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 셈이다.

하지만 석유공사는 보도설명자료 등을 통해 "동해 심해지역 탐사시추비용은 공당 약 1천억으로 5공 시추시 5천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도 국정브리핑 당일 "시추공 하나 파는데 한 1천억원 정도 비용이 든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200억원을 축소해서 발표한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이라고 했다.

권향엽 의원은 "대통령의 계획대로 5번 시추할 경우 6천억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5번에 5천억원이라는 발표와는 약 1천억원 정도 차이로 시추 한 번 더 할 수 있는 정도의 오차"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왕고래 1차 실패로 1천263억원이 동해 심해에 가라앉았다"며 "1인기업에 의존한 평가에 국민 혈세를 투입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4일 마무리된 대왕고래 유망구조 시추 탐사 결과 일부 가스 징후가 있는 걸 확인했지만, 그 규모가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국석유공사가 보낸 시추선 웨스트카펠라호가 지난해 12월20일부터 47일간 동해 영일만 인근 대왕고래 유망구조에서 바닷속 1천761m 등 전체 심도 3천21m 깊이로 탐사한 결과, 탄화수소(가스) 징후가 일부 있었지만 규모가 유의미하지 않아 "경제성을 확보할 수준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다만, 정부는 석유·가스의 부존 자체, 전반적인 석유 시스템 구조는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2차 시추를 위해 3월부터 해외 투자를 유치하고 이를 통해 국회에서 정부 예산을 검증받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