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형·편의점 직원 살해 30대 "화나서 범행"…정신질환 치료 중단 영향

입력 2025-02-19 07:36:28 수정 2025-02-19 09:37:14

혐의 인정하면서도 "범행과정 기억 안나"
편의점 직원과는 모르는 사이
구속 상태로 20일 송치 예정

14일 오후 경기 시흥시의 한 편의점 앞에 추모의 글귀가 적힌 쪽지와 국화 꽃다발, 간식 등이 놓여있다. 이곳에서는 지난 12일 의붓형을 살해한 30대가 연이어 흉기를 휘둘러 20대 여성 직원이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직원은 사건 발생 하루 만에 결국 숨졌다. 연합뉴스
14일 오후 경기 시흥시의 한 편의점 앞에 추모의 글귀가 적힌 쪽지와 국화 꽃다발, 간식 등이 놓여있다. 이곳에서는 지난 12일 의붓형을 살해한 30대가 연이어 흉기를 휘둘러 20대 여성 직원이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직원은 사건 발생 하루 만에 결국 숨졌다. 연합뉴스

의붓형과 동네 편의점 직원을 흉기로 살해한 30대 남성이 화를 참지 못해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경찰은 이 남성이 정신질환 치료를 받다 임의로 중단하면서 증세가 악화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9일 경기 시흥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구속한 A(35)씨를 오는 20일 수원지검 안산지청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2일 오후 6시 50분쯤 시흥시 주거지에서 함께 살던 의붓형 B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약 10분 만에 범행을 마친 뒤 도보 2분 거리의 근처 편의점으로 가 이곳 직원 20대 여성 C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도 있다.

당시 편의점에는 손님 2명이 있었지만, 누군가 막을 새도 없이 범행이 이뤄졌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C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치료 하루 만인 13일 오후 8시 50분 숨졌다.

목격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사건 당일 오후 7시 55분쯤 길거리를 배회하던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는 경찰에서 "너무 화가 나서 그랬다"며 혐의를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면서도 "왜 화가 났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또 범행 과정에 대한 질문에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피해자 가족 등 주변인 조사를 한 결과 A씨는 의붓형 B씨와 특별한 갈등을 겪은 바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A씨가 찾아간 편의점은 그가 평소 가던 곳이 아니었으며, 직원인 C씨와는 아는 사이도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해 4월 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A씨가 단 며칠간 입원한 후 퇴원하고, 한 달가량 약을 먹다가 임의로 단약(斷藥)을 하는 등 치료를 중단했다.

A씨는 비슷한 기간부터 모친을 비롯해 의붓아버지, 그리고 의붓형 B씨와 한집에 거주하기 시작했는데, 이후 치료를 받지 않던 A씨의 증세가 점차 악화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A씨는 직업 없이 주로 집에만 머물렀으며, 다른 사람과 교류도 거의 없었던 걸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갑자기 감정적으로 폭발해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는 범행 전반에 대해 세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