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카르텔'에 가담한 교사 249명…학원에 문제 팔고 213억 챙겼다

입력 2025-02-18 16:34:41 수정 2025-02-18 21:14:08

감사원 '교원 사교육 시장 참여 복무 실태' 보고서 결과
서울·경기 198억8천만원으로 가장 많아, 과학 과목이 최다
사교육 업체, EBS교재 집필단 명단 입수 등으로 교원 접촉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하는 N수생이 20만명 안팎에 이르며 2001학년도 이후 최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2일 종로학원이 수능 접수자를 기준으로 분석한 바에 따르면 올해 치러지는 2026학년도 수능 N수생은 19만∼20만명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3일 오후 서울 대치동 학원가 모습. 연합뉴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하는 N수생이 20만명 안팎에 이르며 2001학년도 이후 최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2일 종로학원이 수능 접수자를 기준으로 분석한 바에 따르면 올해 치러지는 2026학년도 수능 N수생은 19만∼20만명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3일 오후 서울 대치동 학원가 모습. 연합뉴스

사교육 업체에 모의고사 문제를 제공하고 금품을 받는 이른바 '사교육 카르텔'에 연루된 현직 교사가 최소 249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약 6년간 문항거래를 통해 213억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감사원이 공개한 '교원 등의 사교육 시장 참여 관련 복무 실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경기 및 부산 등 6개 광역시 고교 교사 중 249명은 2018년부터 2023년 6월까지 사교육업체 문항거래를 통해 총 212억9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거래 규모는 지역별로 서울‧경기가 198억8천만원(93.4%)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서울(160억5천만원‧75.4%)의 경우 대형 사교육 업체가 집중된 대치동과 목동 등에서 문항 거래가 활발히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과목별 거래 규모의 경우 과학 66억2천만원, 수학 57억1천만원, 사회 37억7천만원, 영어 31억원, 국어 20억8천만원 순이었다.

거래는 사교육 업체의 문항 제작팀이나 강사가 EBS 교재 집필진 명단을 입수해 교원을 접촉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혹은 인맥이나 학연 등을 통해 출제 능력이 있는 교원에 접근했다.

접촉 후 사교육 업체와 교원은 문항 유형과 난이도에 따라 단가 등을 정했다. 이들은 주로 구두 계약을 체결해 일대일‧조직적 형태로 규모를 키워갔다. 일부 교원은 사교육 업체에서 꾸린 문항 제작팀에 가담해 팀장 역할에 나서면서 직접 교원 섭외에 나서기도 했다.

교사들은 출간 전인 EBS 교재 파일을 유출하는 행각을 벌였다. 또는 판매한 문항을 학교 시험에 출제하는 등의 행위를 벌이면서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으로도 버젓이 참여했다.

교원들의 도 넘는 행위에도 교육부는 지도, 감독에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2016년 7월 시도교육청에 학원용 문항 매매행위 금지와 관련한 공문을 전달했지만 인수인계 누락 등의 이유로 지도와 감독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

감사원은 적발된 교사 249명에 대해 징계 등의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249명 중 41명에 대해서는 교육부와 소관 교육청, 사립학교법인에 알려 징계하도록 하고 나머지 208명에 대해서는 교육부에 비위 유형과 경중을 고려해 조치하도록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