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오픈AI 반도체 사업 속도전 "엔비디아 의존도 낮춰라"

입력 2025-02-15 10:00:00

연일 신고가 경신 중인 메타, AI칩 개발도 기대감
챗GPT 개발사 오픈AI, 브로드컴 이어 TSMC 연대 가능성

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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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들이 자체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AI 가속기에 필수적인 GPU(그래픽 처리 장치)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 진격의 메타, 반도체도 거머쥐나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모기업인 '메타플랫폼'(이하 메타)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메타 주가는 전날보다 1.11% 오른 736.67달러(106만3천16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17일 이후 20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1985년 1월 31일 나스닥 100 지수가 산출된 이후 최장기간 상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 4일 역대 처음 700달러(종가 기준)를 넘어선 데 이어 연일 최고점을 경신하는 모습이다. 시가총액도 1조8천667억달러를 기록하며 2조 달러에 다가섰다. 광고 타깃팅을 위한 인공지능(AI)에 막대한 투자를 함으로써 사용자당 평균 수익이 증가하는 등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친(親)트럼프 행보가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AI칩 시장 진출에서도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이 올해 처음 자체 개발한 칩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새로운 칩의 첫 고객이 메타가 될 가능성이 높은 거으로 전해졌다.

Arm은 세계적인 반도체 설계 기업으로, 그동안 칩을 자체적으로 만들지 않고 대신 칩 설계 자산을 다른 회사에 라이선스를 제공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앞서 메타는 국내 AI칩 설계 스타트업인 퓨리오사AI 인수를 시도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졌다. 퓨리오사AI는 지난해 8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 대학에서 진행된 '핫 칩스 2024' 행사에서 엔비디아 L40S와 비교해 같은 전력 소비 시 성능이 최대 60% 이상 우수한 레니게이드를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업계에서는 고가 엔비디아 칩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개발 LLM 성능에 최적화된 반도체를 자체 개발 중인 메타가 퓨리오사AI의 기술력을 인정하고 러브콜을 보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카카오와의 전략적 제휴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대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카카오와의 전략적 제휴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대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 오픈AI-TSMC 연합 탄생하나

챗GPT 개발사 오픈AI 역시 자체 AI칩 설계를 연내 마무리하고 대만의 파운드리 TSMC와 연계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 통신은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수개월 내에 자체 인공지능(AI) 칩 설계를 완료하고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에 생산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로이터는 "칩 공장에 칩 설계를 보내는 과정을 '테이핑 아웃'(taping out)이라고 한다"며 "대개 테이팅 아웃에는 수천만 달러의 비용이 들어가며 급행료를 지불하지 않는다면 이후 칩 생산까지는 약 6개월이 걸린다"고 했다.

오픈AI는 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미국 반도체 팹리스 브로드컴과 처음 자체 맞춤형 AI 칩(ASIC)을 개발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픈AI의 칩 설계팀은 40여명으로 지난 수개월간 두 배로 증가했다. 오픈AI는 이를 위해 1년여 전 구글에서 맞춤형 AI 칩 프로그램을 이끌었던 리처드 호를 영입한 바 있다. .

현재 오픈AI는 미국 정부의 대규모 AI 인프라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를 주도하고 있다. 스타게이트의 첫 단추가 미국 전역에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는 것으로, 자체 반도체 개발이 향후 오픈AI의 영향력이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맨딥 싱 분석가는 "메타는 앱 전체에 AI를 적용해 매우 성공적인 결과를 내고 있다"며 "엔비디아 칩에 대한 의존도를 감안할 때 알파벳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같이 메타가 자체 칩 개발에 나선 것은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