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아시안게임 종합 2위' 목표 초과 달성한 태극전사

입력 2025-02-14 07:56:05

쇼트트랙·빙속·피겨·설상 고루 활약…최민정 3관왕, 피겨 남녀 사상 첫 동반 金
만 20세 이하 패기 넘치는 선수들 아시아 무대서 정상급 기량 뽐내

피겨 차준환이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남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피겨 차준환이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남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극전사들의 '금빛 열정'이 '눈과 얼음의 도시' 하얼빈을 뜨겁게 달궜다.

6개 종목 222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은 폐회 전날인 13일 현재 금메달 15개, 은메달 14개, 동메달 13개를 획득해 종합 2위를 확정했다.

3위 일본(금9·은11·동14)과의 금메달 격차를 6개로 벌린 우리나라는 대회 마지막 날인 14일 컬링과 아이스하키에서도 입상이 기대돼 최종 메달 수는 더 늘어날 예정이다.

우리나라가 역대 동계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을 획득한 직전 2017년 삿포로 대회(금16·은18·동16)에 버금가는 성적이다.

대한체육회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경기 단체의 분석 등을 토대로 전망한 우리 선수단의 금메달 수는 11개 정도였고, 선수단은 이를 초과 달성했다.

쇼트트랙 대표팀이 신설 종목인 혼성 2,000m 계주를 시작으로 메달 레이스 첫날인 8일에만 4개의 금메달을 쓸어 담는 등 목표로 내걸었던 금메달 6개 약속을 지키며 '효자' 명성을 이어갔다.

여자 대표팀의 '에이스' 최민정(성남시청)이 혼성 2,000m 계주와 여자 500m, 1,000m를 석권하며 우리나라 선수 유일의 3관왕에 올랐다.

남녀 계주에선 모두 메달 획득이 불발돼 최민정의 최초 '4관왕 등극'은 이뤄지지 않았으나 쇼트트랙 대표팀은 총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3개를 수확했다.

스피드 스케이팅에선 '신 빙속여제' 김민선(의정부시청)이 예상대로 여자 500m 금메달을 목에 건 가운데 2005년생 '샛별' 이나현(한국체대)이 100m 우승을 차지하며 깜짝 등장해 쾌속 질주를 함께 이끌었다.

김민선과 이나현이 여자 팀 스프린트 우승도 합작한 한국 빙속은 금메달 3개, 은메달 5개, 동메달 4개를 따내 쇼트트랙과 더불어 메달 사냥을 주도했다.

피겨 스케이팅에서는 남자 싱글의 차준환(고려대)과 여자 싱글의 김채연(수리고)이 강력한 우승 후보 일본을 따돌리고 사상 첫 '동반 금메달'이라는 새 역사를 일궜다.

이번 대회에서는 설상 종목의 선전도 특히 빛났다.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에서 이채운(경희대 입학 예정), 하프파이프에서 김건희(시흥매화고)가 정상에 올랐고,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 우승 후보로 꼽혔던 이승훈(한국체대)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를 비롯해 스키·스노보드를 통틀어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6개가 나왔다.

러시아 출신의 귀화 선수 예카테리나 압바꾸모바(전남체육회)는 한국 바이애슬론에 사상 첫 동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기기도 했다.

압바꾸모바를 앞세운 한국 바이애슬론은 여자 계주에서도 준우승하며 역대 아시안게임 최고 성과를 냈다.

또 다른 메달 유망 종목으로 꼽혔던 컬링도 믹스더블에서 김경애(강릉시청)와 성지훈(강원도청)이 은메달을 합작했고, 14일 남녀부 결승전에도 나란히 진출해 18년 만의 '동반 금메달'을 정조준한다.

다양한 종목에서 고루 메달 소식이 전해지며 1년 앞으로 다가온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의 기대감도 더욱 커졌다.

2005년생 이나현과 2006년생 이채운과 김채연, 2008년생 김건희 등 만 20세 이하의 패기 넘치는 선수들이 아시아 무대에서 정상급 기량을 뽐내며 한국 동계 스포츠의 미래를 밝힌 점도 고무적인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