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회생 버스 타고 포항 찾은 李지사 "철강 TF팀 적극 검토"

입력 2025-02-12 17:16:09 수정 2025-02-12 20:56:19

이철우 경북도지사 12일 포항에서 기업인들과 회생 간담회 진행
포스코·에코프로 참여 토론…중국발 반덤핑 규제 목소리
2차전지 제조 인프라도 절실…道 "보조금 예산 확대 편성을"

12일 포항시청에서 열린
12일 포항시청에서 열린 '경상북도 이차전지·철강기업 간담회'에서 이철우 도지사가 발언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경북도
경북도 '기사회생 버스' 철강 및 2차전지 기업 간담회를 마친 후 경북도, 포항시, 포항지역 기업대표 등이 모여 산업 재도약을 위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포항시 제공

트럼프 도널드 미국 대통령의 고관세 정책으로 또 한번 위기를 맞은 경북 포항지역 철강·2차전지 기업 대표들이 수입 활성화 및 중국과의 가격 경쟁력 등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12일 포항을 찾아 경기침체에 대한 위기 극복 방안을 함께 논의하는 기업 간담회인 '기사회생 버스' 시간을 가졌다.

기사회생 버스란 '기업을 사랑하고 회복을 지원해 대한민국을 살린다'는 뜻을 담아 이철우 도지사 및 경북도 관계자들이 버스를 타고 민생현장을 순방하는 행사이다.

기사회생 버스 첫 행선지로 이날 포항을 찾은 이철우 도지사는 포항시청 대회의실에서 이강덕 포항시장, 김일만 포항시의회 의장, 나주영 포항상공회의소 회장 등을 비롯해 에코프로 등 2차전지 기업 12곳, 포스코 등 철강 기업 10곳, 지역대학, 공공기관 등 100여명과 함께 현 경제 상황과 전망에 대해 토론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환영사를 통해 "포항은 국가 기간 산업이자,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강산업이 위기에 직면했으며, 2차전지 산업도 전기차 캐즘 현상으로 주춤한 상황에서 산업 재도약의 기회가 필요한 지역"이라며 "기업, 민생경제 등 모든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를 극복하고 다시 도약하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 앞서 경북도는 ▷2차전지 산업의 성과와 방향 ▷철강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전략을 차례로 발표하며 포항지역 산업 재도약을 위한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한 방편으로 산업통상자원부를 상대로 포항이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에 지정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임을 밝혔다.

이어 진행된 토론회에서 기업 대표들은 다양한 건의 사항을 제시했으며, 특히 중국발 반덤핑 제품과의 가격 경쟁력 악화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동렬 포스코 포항제철소장은 "2021년 이후 저가 철강의 수입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2023년 열연제품 수입량은 무려 390만t(톤)에 달한다"면서 "철강 하공정업체들이 수입산 가공·위탁업체로 전락할 위기이다. 제조업의 근간인 조강산업 보호와 미래산업 핵심 소재의 안정적인 공감을 위해 반덤핑 규제가 절실하다"고 했다.

2차전지 기업들 또한 "음극재 원료인 흑연의 경우 중국산 제품에 비해 천연흑연은 1㎏당 2달러가량, 인조흑연은 무려 3배가량 국내 제품의 단가가 높다. 주요 제조 인프라인 전기세 등이 국내에 비해 중국이 1/4 수준인 탓"이라면서 "2차전지 시장이 글로벌 경쟁력을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약 3년 정도 한시적이나마 제조 인프라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기업들은 탄소세 감소를 위한 신재생에너지 활용 지원, 각종 제도 개선, R&D 환경 확산, 인프라 지원, 우수 인적자원 유치를 위한 청년근로자 지원 확대 등을 건의했다.

이러한 건의사항에 대해 경북도는 정부 부처 및 포항시와의 원활한 협의를 진행해 적극적인 도움을 약속했다. 아울러 보조금 지원 예산을 확대 편성해 투자할 여력이 있는 기업을 적극 발굴하며, 분산에너지 특화 지역 공모를 통한 전력 자립률 제고 방안 등에 대한 계획도 함께 공유했다.

특히, 철강산업의 계속된 위기 사항에 대처하기 위해서 현재 2차전지 등 에너지 관련 부서가 경북도청 동부청사인 환동해본부에 마련된 점을 고려해 향후 철강관련 전문 TF팀이나 관련 부서를 신설해 환동해본부에 배치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이철우 도지사는 "철강이 무너지면 자동차·조선 등 연계 산업은 물론, 방위산업까지 함께 몰락하며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지킬지 못할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도래할지 모른다"면서 "대한민국은 위기 상황에도 언제나 지혜로운 길을 찾았으며, 그 중심에는 우리 경북이 있었다. 도민들과 똘똘 뭉쳐 위기를 타파하는 하나 된 '경북의 힘'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