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 학대로 얼룩진 결혼생활, 학폭 당한 딸…생활고에 이사도 못가

입력 2025-02-11 06:30:00 수정 2025-02-11 09:48:08

난봉꾼 아버지 대신 가족들 부양하던 아픈 어머니
어린 나이에 결혼…성격 차로 이혼
재혼한 남편 의처증 심해 감금…학대 일삼아
친정으로 도망쳐 이혼 준비…첫째 학교폭력 당해

가정폭력을 당한 후 보호 시설을 전전하다 지난 가을 친정으로 돌아온 차연우(31·가명) 씨가 어린 두 아이와 함께 지내는 모습. 김지효 기자
가정폭력을 당한 후 보호 시설을 전전하다 지난 가을 친정으로 돌아온 차연우(31·가명) 씨가 어린 두 아이와 함께 지내는 모습. 김지효 기자

불우한 가정환경은 왜 늘 대물림되는 것 같을까.

차연우(31·가명) 씨는 난봉꾼 아버지의 술주정으로 가득한 유년기를 보냈다. 성인이 되자마자 집을 떠나 가정을 꾸렸지만, 어린 나이에 한 결혼은 불행했다. 현실적 한계에 부딪혀 한 두 번째 결혼은 연우 씨와 아이들의 인생을 온통 망가뜨려 놓았다.

수년째 폭력과 학대에 쫓겨 도망 다니는 삶.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공포는 '그 집'에서 도망쳐 나온 뒤에도 여전히 연우 씨를 괴롭힌다.

◆불행한 어린 시절…결혼 후에도 학대 당해

연우 씨의 어린 시절은 늘 불행했다. 아버지는 경제 능력이 없었고 매일 술을 마시고 밖에서 다른 여자를 만나고 다녔다. 아버지와 오빠, 그리고 연우 씨까지 네 가족을 부양하는 사람은 우유배달을 하는 어머니였다. 어머니가 암에 걸려 자궁과 대장을 들어내는 수술까지 받았지만 연우 씨 아버지는 달라지지 않았다. 집은 언제나 술 냄새로 가득 차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연우 씨는 간호학을 전공하고 싶었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워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다. 성인이 되자마자 경북의 한 기업에 취업한 후 집을 떠난 연우 씨는 세 살 연상의 직장 동료와 사귀다 결혼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너무 어렸다. 임신 후 직장을 그만둔 연우 씨 대신 남편이 외벌이를 했는데, 태어난 아이에게는 생각보다 돈 들어갈 일이 많았고 부부는 자주 싸웠다. 8년 간의 결혼생활 끝에 연우 씨는 남편과 이혼했다.

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하던 연우 씨는 손님으로 온 한 남자를 만나게 됐다. 그는 벌이가 괜찮은 사람이었고 연우 씨를 다정하게 대했다. 그와 함께라면 안정적으로 초등학생 아이를 키우며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연우 씨는 그와 만난 지 한 달 만에 재혼을 결심했다.

그러나 결혼생활은 석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엉망이 됐다. 의처증을 갖고 있던 새 남편은 늦은 시각 신혼집으로 연우 씨 친구가 찾아온 일을 계기로 연우 씨를 집 안에 감금했다.

그는 24시간 CCTV로 자신의 배우자를 감시했다. 카메라 밖으로 연우 씨가 잠시 벗어나기라도 하면 전화로 어디 갔느냐 윽박지르는 식이었다. 핸드폰은 수도 없이 뺏었고, 문자 내역, 통화 기록과 녹음파일을 모조리 감시했다. 친정 부모님도 연우 씨를 찾아올 수 없었다. 연우 씨는 그렇게 집에 갇힌 채 숨도 마음껏 쉬지 못하고 4년을 살았다. 전 남편과 낳은 아이에 남편이 전 배우자와 낳은 아이까지 키우면서.

남편의 폭력적인 행위는 감금에서 그치지 않았다. 연우 씨가 새 남편과의 아이를 임신했을 때도 그는 연우 씨를 폭행하고 학대했다. 연우 씨의 두 아이도 그에게 신체적, 정서적 학대를 당했다.

연우 씨는 그와 함께 사는 4년 동안 경찰에 수도 없이 신고를 했지만, 경찰에서는 본인이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일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후 연우 씨는 가정폭력 보호시설 등을 열 군데도 넘게 옮겨 다녔다. 길게는 한 달, 짧게는 일주일 시설에 머물다가 갈 곳이 없어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일을 반복했다. 갈 때마다 폭력은 이어졌다.

연우 씨는 새 남편과의 아이를 보호시설에서 낳았고, 돌잔치도 시설에서 했다. 남편과 이혼도 수차례 시도해봤지만 그는 조정기일 날 법원에 나타나지 않는 등 훼방을 놨다. 경남의 한 보호시설 등 곳곳을 떠돌던 연우씨는 결국 지난해 10월 대구의 친정집으로 돌아오게 됐다.

◆아버지 술주정, 아이 학교 폭력…이사하고 싶어

돌아온 친정집은 지옥이었다. 부모님이 이혼했지만 알코올중독으로 집을 나간 아버지는 이따금 집으로 쳐들어와 자식과 손주들 앞에서 죽는다, 죽인다 따위의 협박을 일삼았다. 연우 씨 어머니는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고 있었고, 건강이 좋지 않았다.

연우 씨도 두 번째 남편의 학대로 중증 우울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앓고 있었고, 초등학생인 첫째 딸도 계부에게 받은 학대와 학교에서의 따돌림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친정집에서 도보로 갈 수 있는 초등학교에 다니던 첫째는 학교폭력으로 교육청 도움을 받아 전학을 간 상태다.

당장 아이를 괴롭히는 아이들과는 멀어졌지만, 옮긴 학교가 걸어갈 수 없는 거리라 매일 등하교를 연우 씨가 시켜줘야 했다. 또 내년에 진학하게 될 중학교에서 첫째가 그 아이들을 다시 마주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거주지를 옮기고 싶지만, 그럴 형편이 못 됐다. 연우 씨 가족들은 기초생활수급 150만원으로 생활하고 있는데, 아이들 보험료와 공과금만 100만원 가까이 나오는 상황이다. 연우 씨 어머니는 주택담보 대출로 1억원이 넘는 빚이 있었고, 이외에도 신용대출 등으로 5천만원 가까이를 빚졌다. 매달 이자만 100만원이었다. 연우 씨는 먹는 걸 최대한 아껴 봤으나 이번 달 보험비와 통신비를 내지 못했다.

첫째 아이 학교 걱정에 두 살인 둘째 걱정, 변론기일이 3월인 이혼 소송 걱정. 걱정거리는 끊이지 않고 연우 씨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매일 생활고와 불안에 시달리며 연우 씨는 뜬눈으로 밤을 지샌다.

*매일신문 이웃사랑은 매주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소중한 성금을 소개된 사연의 주인공에게 전액 그대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개별적으로 성금을 전달하고 싶은 분은 하단 기자의 이메일로 문의하시길 바랍니다.

※ 이웃사랑 성금 보내실 곳

아이엠뱅크(구 대구은행) 069-05-024143-008 / 우체국 700039-02-532604

예금주 : ㈜매일신문사(이웃사랑)

[지난주 성금내역]

◆배우자의 산업재해로 생활고에 시달리는 김예리 씨에 2,848만원 전달

배우자가 산업재해를 당해 두 아이와 생활고에 시달리는 김예리 씨(매일신문 1월 21일 11면 보도)에게 2천848만3천296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엔 ▷백년가게국제의료기 25만원 ▷법무사 김태원 10만원 ▷동산내과(박경아) 5만원 ▷동산내과(박준석) 5만원 ▷김유성 5만원 ▷김은성 5만원 ▷하혜련 5만명 ▷이병규 2만5천원 ▷박임상 2만원 ▷배영철 2만원 ▷신일성 2만원 ▷신종욱 2만원 ▷우순화 1만원 ▷이장윤 2천원 ▷최은서 1만5천원 ▷최정원 1만5천원 ▷배상영 1만원 ▷서형덕 5천원 ▷돕자 1천25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픈 몸으로 가족 부양하는 이선자 씨에 2,297만원 성금

당뇨 등 각종 질병을 앓으며 낙상 사고를 당해 척추가 내려앉은 남편을 포함한 네 가족을 부양하는 이선자 씨(매일신문 2월 4일 11면 보도)에게 43개 단체, 129명의 독자가 2천297만2천981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에스엘㈜ 2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200만원 ▷건화문화장학재단 150만원 ▷㈜태원전기 100만원 ▷㈜일지테크 100만원 ▷한성철강㈜ 100만원 ▷㈜다우약품(윤종규) 5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한라하우젠트 50만원 ▷㈜태린(강현식) 40만원 ▷최상규이비인후과 40만원 ▷삼성기공(장태종) 30만원 ▷한미병원(신홍관) 30만원 ▷㈜백년가게국제의료기 25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삼이시스템 1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 10만원 ▷국제정밀(김용근) 10만원 ▷경주천마학원 10만원 ▷김영준치과의원 10만원 ▷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신성산업(김용환) 10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10만원 ▷유성에스에이치(이석현) 10만원 ▷창성정공(허만우) 10만원 ▷㈜명EFC(권기섭) 5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다빈치커피대명마루점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삼성하이텍(추대호) 5만원 ▷선진건설㈜(류시장) 5만원 ▷세무사박장덕사무소 5만원 ▷전피부과의원(전의식)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포항99전복죽 5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일철) 3만원 ▷통영굴국밥국수(허정) 2만원 ▷사단법인대한민국힐링문화진흥원 1만원 ▷하나회(김미라) 1만원

▷도경희 200만원 ▷김상태 100만원 ▷유주영 40만원 ▷박전호 이신덕 각 30만원 ▷박철기 홍지원 각 20만원 ▷곽용 박종천 배민열 이은주 장정순 조득환 최창규 최채령 허금주 황우원 각 10만원 ▷고세경 김경희 김미희 김영수 김주도 박옥선 박정희 백미화 서정오 송홍대 신혜원 안대용 이동욱 이종하 임채숙 전우식 정수영 최영철 최한태 추태귀 하경석 하혜련 각 5만원 ▷김은경 김태욱 박환운 변현택 송미정 신광련 이경민 이서연 이석우 이재열 조진우 최춘희 각 3만원 ▷권오영 권유진 김상기 김지영 김태천 문도성 박현주 배상영 서숙영 서은주 이유경 이재민 이재숙 이정영 이해수 최소영 한남일 홍준표 각 2만원 ▷윤선희 1만500원 ▷김균섭 김다영 김삼수 김성진 김은영 김주현 김준성 남장호 박건우 박인배 박태용 박홍선 백진규 변희광 신광수 우철규 유귀녀 이경희 이다연 이성원 이영수 이운대 이원경 이유록 이윤학 전선수 정미라 정서원 정영민 조영식 최경철 각 1만원 ▷신혜진 조용인 각 5천원 ▷김건율 2천원 ▷최연준 1천원

▷'익명' 100만원 ▷'예수님이름으로' '주님사랑' 각 10만원 ▷'재원수진' 5만원 ▷'부모님임대업대박기원' 2만2천222원 ▷'돕기' '이웃' '힘내세요' 각 2만원 ▷'석희석주' '이웃' '초록매일기부' 각 1만원 ▷'도우면좋은일' 9천612원 ▷'광장.배현수' 7천777원 ▷'수민' '애독자' '은빈' 각 5천원 ▷'모두의행복부모님임대' 2천350원 ▷'돕자' 1천400원 ▷'돕기' 311원 ▷'돕기' 216원 ▷'돕고복받고나누기' '이자 기부' 각 190원 ▷'돕고복도다나눔' 186원 ▷'나중에더돕기' 27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