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한 비핵화" 동시에 "북한과 정상회담" 추진
이시바 방위비 부담 선제적 대응…"아부의 예술" 보여줘
미국과 일본이 지난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첫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북한 비핵화를 명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지칭하며 논란을 자초했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기존 북한 비핵화 정책을 재확인했다. 미국은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을 재확인하고 중국의 강압적 행동 등 공동의 안보 위협에 함께 맞서기로 했다.
◆완전한 북한 비핵화
이시바 총리는 9일 NHK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공동성명에 명기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서는 "정상회담에서 확실히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이 핵보유국이라는 것을 인정해 앞으로 여러 협의를 한다는 것은 우리나라(일본)로서는 인정할 수 없고, 비핵화가 최종적으로 달성돼야 한다는 것이 미일 공통 인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진행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핵보유국이라고 한 장면도 있었다'고 말한 뒤 '트럼프 정권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인가'라고 묻자 "그렇다"라고 답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공동성명에 담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방이자 동맹의 방어를 위해 미국의 억제 역량의 온전한 힘을 제공할 것"이라며 일본에 대한 방위 공약을 확인했다. 또 "한반도 안전과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에도 여전히 전념하고 있다"고 밝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정상외교 추진 의사도 거듭 밝혔다. 그는 자신이 북한과 잘 지내면 "모두에게 엄청난 자산"이라면서 "우리는 북한 김정은과 관계를 맺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과 일본은 공동성명에서 "양국 정상이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공약을 재확인했다"며 "북한에 대응하고 지역 평화와 번영을 유지하기 위해 한미일 3자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선제 대응한 방위비 문제
일본의 방위비 문제는 한국의 처지와 비슷한 탓에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특히 일본이 미국의 압박을 어떻게 막아낼지가 관건이었다.
한일 양국 모두 미군이 주둔하고 있어 분담금 인상 압박에 취약하고, 미국과 교역에서 큰 흑자를 내고 있어 관세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정상은 이 문제에 대해 큰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시바 총리는 9일 NHK TV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위비 증액 요구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자 "없었다"며 "그것은 일본이 판단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도 착실히 방위비를 늘려가고 있다. 단순한 금액 증액보다는 이를 지역 평화와 번영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2027년까지 방위비를 트럼프 1기 때와 비교해 2배로 늘리기로 약속했다고 발표했고 "오늘 협의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 관련 예산 합계는 2024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에 1.6%였다.
일본은 2022년 3대 안보 문서 개정을 계기로 당시 GDP 1% 수준이었던 방위비를 이미 단계적으로 올리고 있으며, 2027회계연도에는 GDP 대비 2%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아부의 예술
미국 언론은 이시바 일본 총리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환심을 사려 '아부의 예술'을 펼쳤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시바 총리가 미국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 아부를 시도했다고 평가했다. WP는 "이시바 총리는 최선을 다해 트럼프 대통령을 칭찬하고 아부를 통해 웃음을 유발했다"면서 "그는 긴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관세 관련 질문을 철저히 차단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외국 정상들이 트럼프에 구애하려 아부의 예술을 끌어안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시바 총리가 거래적이고 예측불가능한 외교로 유명한 트럼프 대통령에 '넘치는 칭찬'을 한 외교 사절 대열에 합류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시바 총리가 공동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적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발언 기회를 가졌지만 저항보다는 아부를 택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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