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매체들 일제히 분석…"실현 안돼도 중동 뒤흔들기엔 충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을 이주시키고 해당 지역을 장악하겠다고 주장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사회에 논란이 불가피하고 현실성도 떨어져서다. 이를 두고 충격 요법을 통해 근본적인 중동 평화 해법에 도달하려는 숨은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들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가자지구 구상'의 의미와 여파를 다룬 해설 보도를 쏟아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트럼프가 가자지구의 뱀들을 놀라게 하려고 중동에서 풀을 때리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그가 순전히 발언한 것과 목표는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옛 중국의 병법서 삼십육계에 나오는 36가지 계책 중 타초경사(打草驚蛇)를 인용한 것이다. '풀을 건드려 뱀을 놀라게 한다'는 말인데, 미끼를 던지거나 도발함으로써 상대를 움직여 원하는 행동을 유도한다는 의미다.
예루살렘포스트는 "트럼프의 급진적인 정책을 본 역내 일부 국가들이 가자지구 사안에 더 솔직하게 접근하겠다고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 통치권을 장악하며 분쟁이 악화했는데, 이런 국면을 뒤집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진짜 의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자지구 사람들이 이주해가면 하마스는 더는 그들을 인간방패로 쓸 수도, 인도적 지원을 착취할 수도 없게 되면서 자연스레 영향력이 줄어들게 된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트럼프의 가자 계획은 실현되지 않더라도 역내를 확실히 뒤흔들어 놓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 내부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 제안을 실행에 옮기자는 극우파 압박이 높아지며 네타냐후 총리가 정치적 생존을 위협받을 수 있고, 하마스는 트럼프 대통령 구상에 대응해 인질 석방을 중단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이스라엘 내각이 요구하는 하마스 지도자 추방, 하마스 대원 무장해제, 국제 연합 구성을 통한 가자지구 감독 등 분쟁 해결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는 "트럼프는 미국이 가자를 장악한다는 비실용적이고, 이해할 수 없고, 불법적인 계획으로 네타냐후를 함정에 빠뜨리고 혼란을 조장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원하는 것은 주의를 산만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몇 주 뒤 모든 것이 바뀔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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