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무심결에 받은 5만원권이 위조지폐…대구 한 병원서 사용돼 경찰 수사

입력 2025-02-05 17:11:55 수정 2025-02-05 17:17:48

일반 지폐와 구분 어려워…자동 입출금기 걸려 경찰 신고

위조지폐 사용 사실이 발견된 달서구 A병원이 공개한 위조지폐 모습. 위가 위조지폐, 아래가 일반 지폐로 사실상 육안으로 구분이 어려운 수준이다. A병원 제공
위조지폐 사용 사실이 발견된 달서구 A병원이 공개한 위조지폐 모습. 위가 위조지폐, 아래가 일반 지폐로 사실상 육안으로 구분이 어려운 수준이다. A병원 제공

대구 달서구의 한 병원에서 일주일 새 위조지폐가 두 차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4일 달서구 A병원은 이날 받은 현금을 정리하던 중 5만원권 위조지폐를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병원은 지난달 31일에도 같은 모양의 5만원권 위폐가 발견돼 경찰에 알렸다.

병원 측이 보여준 해당 위조지폐 사진은 맨눈으로는 일반 지폐와 구분하기 어려워 보였다. 위조지폐의 경우 일련번호와 숫자 '50000' 일부가 흐릿하게 벗겨진 점을 제외하면 큰 차이가 없어 보였다.

병원 관계자는 일반 지폐와 비교했을 때 크기가 2, 3㎜ 작은 데다 일반 지폐보다 까칠한 촉감이 강했지만 업무 도중 곧바로 확인하기는 어려운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병원 직원은 받은 현금을 자동 입출금기에 넣었지만 5만원권 한 장이 기계를 통과하지 못하고 여러 차례 반환돼 이상함을 인지했다고 했다. 이에 직원이 인근 은행을 찾아 위폐 확인을 요청하면서 범행 사실을 인지, 경찰에 신고했다.

병원 측 신고를 접수한 대구성서경찰서는 범인을 특정하기 위해 수사에 나선 상태다.

성서서 관계자는 "두 장의 위조지폐를 한 명이 반복 사용한 것인지, 두 명이 각각 사용한 것인지는 조사하고 있다"며 "아직 추가 피해 사례는 없으며, 피해를 막기 위해 다각도로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위조지폐 사용 적발 사례는 최근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금융기관에서 발견된 위조지폐는 모든 권종을 합쳐 132장(193만원 어치)으로 전년 대비 9.1% 늘었다. 대구에서도 지난해 5장의 위조지폐가 발견됐다.

대구에서는 지난 2023년 달서구 서남시장에서 60대 여성이 위조된 5만원권 한 장을 사용한 사례가 적발됐다. 다만 당시 범인이 사용한 위조지폐는 한 휴대전화 매장에서 홍보용으로 제작한 것으로, 앞뒤 모두 신사임당 그림이 있어 손쉽게 위폐임을 알 수 있었다.

경찰은 위조지폐를 발견하면 지문이 지워지지 않도록 봉투에 넣은 뒤, 신고해주길 당부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위조지폐 범행의 경우 범행장면을 포착하기가 어렵고 범행 이후 손을 많이 타 지문 추적도 쉽지 않은 편"이라며 "현금 대신 카드 사용 비중이 늘면서 대구의 경우 최근에는 위조지폐 범죄 사례가 많지 않다. 2023년 서남시장 사례의 경우 실제 돈과 차이가 명확해 위조지폐가 아닌 돈 모형으로 보고 사기 혐의를 적용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