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한 결혼생활, 이혼 후 홀로 아이 셋 키워
남편 원청 부도로 밀린 임금 떠안아…생활 어려워져
아픈 몸으로 세신 일 해 가족들 부양
지난달 남편 낙상 사고로 척추 내려앉아…병원비 수천만원 예상
불행에 휘둘리기만 하는 삶이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단 한 순간도 행복했던 적이 없었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매일 새벽같이 목욕탕으로 향하는 이선자(67·가명) 씨는 이따금 자신과 가족들의 형편을 되짚어 본다. 빚더미에 앉은 자신과 이혼한 뒤 두 아이와 함께 돌아온 첫째, 생활이 어려워 개인 회생 신청을 한 둘째와 셋째까지.
최근 허리를 다쳐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남편은 섬망에 시달리며 다섯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선자 씨를 그렇게 찾았다. 이 모든 고난이 자신의 부덕함 때문이 아닐까 자책하는 선자 씨 얼굴엔 수심이 가득하다.
◆폭력과 가난으로 점철…불행한 결혼생활
칠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난 선자 씨는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고등학교에 가지 못했다. 성인이 될 때쯤 경북의 한 전자 제품 부품 공장에 취직하며 집을 나온 선자 씨는 20대 초반, 언니의 중매로 한 남자와 결혼하게 됐다.
갑작스러운 결혼은 선자 씨를 불행하게 만들었다. 맞벌이인 남편은 경제적 능력은 있었으나 알코올 중독 환자였고 의처증이 심했다. 툭하면 선자 씨의 외출 시간을 단속했고, 술만 먹으면 포악해져 집안 살림을 다 때려 부쉈다. 딸 둘과 아들 하나를 낳아 기르며 그 폭력을 참고 견디던 선자 씨는, 결국 막내가 초등학교 1학년이 되던 해 집에서 도망나왔다.
그러자 남편은 겨우 초등학생인 아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선자 씨가 집을 비운 지 이틀도 되지 않아 집에서 비명이 들렸고, 이웃의 연락으로 달려온 선자 씨는 성한 데가 없는 아이들을 마주해야 했다. 그 길로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선자 씨는 경찰에 남편의 접근금지 조치를 신청했다. 그때부터 세 아이를 홀로 키웠다.
형편은 좋지 않았다. 모아둔 돈으로 차린 주점은 장사가 잘 안됐다. 선자 씨는 가게에 자주 오던 한 남자 손님을 만나 30년을 함께 살게 됐다.
선자 씨는 얼마간 매달 20만원 정도 나오는 한부모 가정 지원금으로 아이들을 키웠다. 그러다 형편이 너무 어려워지자 40대 초반, 세신 일을 시작했다. 다행스럽게도 그때쯤 배우자가 다시 건설 하청 일을 시작했고, 맞벌이로 돈을 모아 남구의 한 주택을 사게 됐다.
생활이 어느 정도 안정됐다고 느낄 때쯤 사고가 터졌다. 남편의 회사 원청이 부도가 난 것이다. 선자 씨 남편은 자신이라도 인부들에게 밀린 임금을 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마이너스 통장, 주택 담보 대출, 집안 패물까지 다 긁어모아 돈을 마련했다. 그 돈을 다 주고 나서부터 생활은 밑바닥이었다.
남편은 일자리를 잃고 집안 살림을 도왔고, 선자 씨가 세신 일을 해서 벌어오는 돈으로 다섯 가족이 생활했다. 그러다 세신 일을 하던 목욕탕이 부도가 나 보증금을 날리기도 했고, 모자란 생활비는 대출이나 카드 돌려막기로 충당하며 살아왔다. 이자와 빚에 허덕이는 삶이었다.
◆배우자 낙상 사고로 척추 골절…치료비 수천만원
출가한 첫째 딸이 3년 전 두 아이를 데리고 선자 씨 집으로 들어오며 생활은 더욱 어려워졌다. 경제 능력이 없고 가정에 대한 책임감도 없는 남자와 이혼한 뒤 두 아이를 부양하기 위해 홀로 아등바등하는 첫째의 모습은 선자 씨 본인을 똑 닮은 듯했다.
여기저기서 돈을 빌려 미용실을 차린 첫째는 대출이자와 재룟값, 임대료를 내기 급급했다. 그러다 보니 모자란 생활비는 선자 씨가 카드 돌려막기로 충당하는 수밖에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선자 씨 남편은 지난달 허리를 크게 다쳤다. 첫째가 일하러 간 사이 어린 손녀는 선자 씨 남편이 돌봤는데, 지난 1월 초 아이와 함께 귀가하다 뒤로 넘어지고 만 것이다. 3일 정도 진통제를 먹으며 버티던 남편은 일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누워서 끙끙 앓는 그를 데리고 병원에 간 선자 씨는 남편의 척추가 완전히 내려앉았다는 소식을 듣고 눈앞이 캄캄해졌다.
연금 60여만원과 세신 일로 버는 100만원 이하 돈으로 각종 대출 이자와 보험비, 공과금, 다섯 명의 생활비를 충당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삶이었다. 병원에 입원한 남편의 간병비만 매일 15만원이 들었다. 병원에서는 남편의 뼈가 약해 당분간 수술이 어렵다며 비급여 주사를 계속 놓고 있는데, 척추를 다치면 칼을 대든 안 대든 기본 병원비가 수천만원이랬다.
고혈압, 고지혈, 당뇨를 모두 앓고 있는 선자 씨는 먹고사는 데 한 푼이라도 보태기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여전히 새벽같이 목욕탕에 나가 일을 하고 있다. 지난 30여 년 간 행복했던 순간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선자 씨 얼굴에는, 자신 탓에 가족들이 모두 불행한 게 아닐까 하는 죄책과 음울한 기색만이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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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성금내역]
◆생활고에 다섯 가족 걱정하는 백영은 씨에 2,162만원 전달
부당 계약으로 인한 억대 추심으로 단전 위기의 생활고에 시달리는 백영은 씨(매일신문 1월 14일 11면 보도)에게 2천162만7천146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엔 ▷㈜삼이시스템 10만원 ▷제일키네마섬유(이필남) 10만원 ▷조득환 10만원 ▷강종수 3만원 ▷이병규 2만5천원 ▷신종욱 2만원 ▷최은서 1만5천원 ▷최정원 1만5천원 ▷박재석 1만원 ▷배상영 1만원 ▷우순화 1만원 ▷'김민규안다겸' 5만원 ▷'예당빌딩병원임대기원' 3만4천288원 ▷'모두의행복건강재물' 2만2천222원 ▷'예당병원임대기원감사' 8천228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배우자의 산업재해로 생활고에 시달리는 김예리 씨에 2,772만원 성금
가장인 배우자가 산업재해를 당해 생활고에 시달리는 김예리 씨(매일신문 1월 21일 11면 보도)에게 45개 단체, 192명의 독자가 2천772만271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태원전기 200만원 ▷에스엘㈜ 2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200만원 ▷건화문화장학재단 150만원 ▷㈜일지테크 100만원 ▷한성철강㈜ 100만원 ▷최상규이비인후과 8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한라하우젠트 50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40만원 ▷㈜태린(김권환) 40만원 ▷한미병원(신홍관) 30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20만원 ▷광고기획 감각(손근찬)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대흥분쇄기(한미숙) 20만원 ▷유성에스에이치(이석현) 20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삼이시스템 10만원 ▷경주천마운전전문학원 10만원 ▷기독교대한성결교회봉산교회 10만원 ▷김영준치과의원 10만원 ▷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 10만원 ▷베드로안경원 10만원 ▷선진건설㈜(류시장)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신성산업㈜ 10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10만원 ▷창성정공(허만우) 10만원 ▷흥국시멘트 10만원 ▷㈜명EFC(권기섭) 5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국제정밀(김용근) 5만원 ▷세무사박장덕사무소 5만원 ▷전피부과의원(전의식)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동신통신㈜(김기원) 3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일철) 3만원 ▷보성카써비스(김영수) 3만원 ▷토탈인쇄(김창근) 3만원 ▷채움행정사무소(김원일) 2만원 ▷통영굴국밥국수(허정) 2만원 ▷사단법인대한민국힐링문화진흥원 1만원 ▷하나회(김미라)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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