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크루즈 온다는데…국회 예산 삭감에 포항국제여객터미널 건립 난항

입력 2025-02-04 15:06:12 수정 2025-02-04 19:22:13

출입국관리시스템 등 23억원 편성했으나 지난해 11월 대규모 예산 삭감에 함께 날아가
5월 초호화 유람선 취항 예정이지만 "부실한 관문 부끄러워"

포항 영일만항에 건설 중인 포항국제여객선터미널이 예산 부족으로 현재 내부 마감을 못하고 있다. 신동우 기자
포항 영일만항에 건설 중인 포항국제여객선터미널이 예산 부족으로 현재 내부 마감을 못하고 있다. 신동우 기자

수백억원을 들인 포항 영일만항 국제여객선터미널이 국회의 대규모 예산 삭감 여파로 내부 마감 공사를 하지 못해 완공이 미뤄지고 있다. 오는 5월 대규모 국제 크루즈선 취항까지 예고된 상황이지만, 올해도 임시 조립식 시설로 외국 손님을 맞아야 할 처지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020년 11월 포항 영일만항에 362억원을 들여 7만5천t급 크루즈선 입·출항이 가능한 길이 310m, 수심 11m 규모의 여객 전용부두를 준공했다. 이어 이듬해인 2021년 4월부터는 196억원을 투입해 국제여객선터미널 공사를 시작했다.

연면적 8천663㎡, 연간 7만5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포항국제여객선터미널은 당초 지난 2022년 10월 완공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터미널 이용자 수 및 불분명한 수익률 등 여러 가지 우려 속에서 공사가 차일피일 미뤄지며 현재 외부 건물 공사만 마무리된 상황이다.

해수부는 에스컬레이터 등 내부 시설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 23억원을 국회에 신청했으나 지난해 11월 대규모 예산 삭감 상황 속에서 함께 사라졌다. 해수부는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관련 예산을 다시 확보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시기적으로 터미널 준공은 더욱 미뤄질 수밖에 없다.

현재 포항 영일만항에는 정기 국제 여객선이 취항하고 있진 않다. 하지만 매년 대규모 크루즈선이 포항을 기항지로 삼으면서,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영일만항을 통해 국내에 들어오고 있다.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고 거의 매년 국제 크루즈선이 영일만항에 기항하고 있다. 2010년 4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총 10대의 크루즈선이 기항했으며, 탑승인원만 총 9천306명에 이른다.

특히, 오는 5월엔 1만7천545t급 국제 크루즈선 '씨닉 이클립스Ⅱ'호의 포항 영일만항 기항이 예정돼 있다. 씨닉 이클립스Ⅱ호는 126객실, 수용인원 228명 규모로, 1박에 200만원을 호가할 정도의 초호화 크루즈선으로 알려진다.

여객선터미널 완공이 미뤄지면서 출입국관리소 등은 매번 CIQ(세관·출입국관리·검역) 시설을 임시로 설치해 이들 크루즈 관광객을 맞이하는 형편이다. 당초 국제여객선터미널 내 CIQ 시설 설치를 위한 예산 등은 모두 합의된 상황이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올해 공사를 계획 잡고 예산을 신청했지만 삭감돼 대책을 찾고 있다. 올 상반기 국회 추경 예산에 공사비가 반영되고, 모든 공사가 원활하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