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두 명 왕따"…MBC 기상캐스터 단톡방에 故오요안나 동기도 빠졌다

입력 2025-01-30 08:15:41 수정 2025-01-30 10:14:38

강명인 MBC 제3노조 비대위원장 "고인과 동기 제외한 단톡방 운영돼"
"이러면 안 되는 것 아니냐? MBC 제일 큰 방송국 답게 책임져야"
"오요안나 씨, 최저시급도 받지 못하고 근무한 것으로 추정"

MBC 기상캐스터로 일한 고(故) 오요안나. SNS 캡처
MBC 기상캐스터로 일한 고(故) 오요안나. SNS 캡처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씨가 생전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MBC 노동조합이 오요안나 씨와 그의 동기 1명을 제외한 기상캐스터 그룹채팅방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 28일 강명일 MBC 제3노조 비상대책위원장은 유튜브를 통해 "고인이 2022년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이후 괴롭힘에 시달렸다고 했다"라며 "특히 괴롭힘을 주도한 일부 기상캐스터는 고인과 고인의 동기 1명을 제외한 단톡방을 만들어 운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상캐스터가 6명인데, 단톡방엔 4명만 있었다. 사실상 두 명을 왕따시키는 단톡방이었다"며 "이러면 안 되는 것 아니냐. MBC라는 방송국이 제일 큰 방송국 아니냐. 큰 방송국답게 사람을 대하고 고용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비난했다.

강 위원장에 따르면 오요안나 씨는 최저시급도 받지 못하고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위원장은 "1년 동안 급여명세서에 찍힌 돈이 1천600만원이다. 한달에 130만원 정도 받은 것"이라며 "한달 최저임금이 180만~200만원으로 알고 있는데, 말도 안되는 급여"라고 지적했다.

이어 "고인이 진행한 방송은 새벽에 나와야 한다. 새벽 4시쯤 나와 날씨 중계를 하기 때문에 잠을 못 자고 생체 리듬이 바뀌고 불면증에 시달리는 직업"이라고 덧붙였다.

오요안나 씨는 지난해 9월 28살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아이돌 연습생 출신으로 2017년 JYP 13기 공채 오디션에 합격했고, 2019년 춘향선발대회에서 숙으로 당선되기도 했다. 이후 2021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뽑히면서 평일과 주말 뉴스 날씨를 맡았다. 다음 해에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출연한 바 있다.

사망 당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유족은 뒤늦게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선배 2명에게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는 내용의 유서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MBC 측은 "고인이 고충 담당 부서나 관리 책임자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린 적이 없었다며, 유족이 요청하면 진상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