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충돌 항공 안전 위협 제1요인…공항입지, 철새 도래지 특성과 겹쳐
국내 공항 조류 충돌 2021년 109건→지난해 152건 증가 추세
새만금공항 인근 철새 22만1천291개체…가덕도 두 번째로 많아
'대체서식지' 사업비 증가 요인…정치권·환경단체 대책 마련 촉구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 문제가 급부상하면서 현재 추진 중인 새만금·가덕도 신공항 등의 조류 충돌 위험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오는 2030년 개항 예정의 대구경북신공항(군위 소보면·의성 비안면 일원) 입지 및 환경 조건은 상대적으로 조류 충돌에 안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5일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무안공항의 폐쇄회로(CC)TV에서는 사고 여객기가 복행하던 중 새떼와 접촉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7일 사고 여객기의 조류 충돌 발생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조류 충돌은 항공기 안전을 위협하는 제1요인으로 국내 공항의 입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요소다. 공항의 입지 조건이 철새 도래지의 특성과 겹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조류 충돌 위험을 포함한 입지 및 환경 조건을 살피는 환경영향평가에서도 조류 충돌 가능성은 단골 지적사항 중 하나다. 실제 국내 공항의 조류 충돌 건수를 보면 2021년 109건, 2022년 131건, 지난해 152건 등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조류 충돌 위험도가 항공안전 위협의 변수로 거론되면서 현재 신규 건설이 추진되는 신공항들의 조류 충돌 가능성과 입지적 안전성에도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매일신문이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철새지리정보를 통해 주요 신공항별 사업부지 인근 철새 현황을 분석한 결과 새만금국제공항, 가덕도신공항, 대구경북신공항, 제주제2공항 순으로 철새 개체수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새만금공항 사업부지는 지난해 기준 인근 만경강 하류에 11만2천900개체, 동진강 10만8천391개체 등으로 총 22만1천291개체(75종)에 달해 가장 많았다. 가덕도신공항은 낙동강 하구 12만7천983개체(128종)로 그 뒤를 이었다.
대구경북신공항의 경우 구미 해평 3만6천28개체(57종), 제주2공항은 성산 등 2만3천287개체(72종)로 조사됐다.
조류 충돌 안전성 논란이 숙지지 않을 경우 철새 대체서식지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여 추가 부지 확보 등 사업비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다.
정치권과 환경단체는 조류 충돌 위험도에 우려를 표하며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포항북구)은 지난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새만금, 가덕도, 백령도, 제주2공항 등 신규 추진되는 일부 공항이 모두 철새 도래지"라며 "철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은 사업 철회를 요구한 데 이어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도 "가덕도신공항 조류 충돌 위험도가 무안공항의 최대 246배에 달한다"며 사업 백지화를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조류 충돌 가능성이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윤대식 영남대 도시공학과 명예교수는 "대구경북신공항은 철새도래지와 11㎞ 이상 떨어져 있어 입지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으나, 다른 신공항의 경우 대체 서식지 마련 등으로 안전 문제를 보완할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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