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김민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주선했다가 철회한 일명 '백골단 국회 기자회견'으로 이름을 알렸던 김정현 반공청년단(백골단) 단장이 지난 1월 19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서부지법에서 발생한 폭력 사태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서부지법 1.19 민주화운동'이라는 조어를 쓴 것이 눈길을 끈다. 현재 언론 보도는 물론 정부와 여야 정치권 공식 언급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이번 사태로 인해 인명 피해와 시설물 파손 등의 재산 피해가 나타난 데 따라 '난동' '습격' '폭동' '테러' 등의 수식이 붙고 있는 걸 감안하면, 괴리가 매우 큰 표현으로 읽힌다.
김정현 단장 설명을 살펴보면 1980년 신군부 시기에 발생한 5.18 민주화운동이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했다며 이번 사태를 같은 궤에 놓고 평가한 뉘앙스인데, 이에 대한 일각의 문제 제기와 우려, 논란 등이 예상된다.
▶그는 20일 오후 10시 6분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반공청년단은 1월 19일 서부지법에서 2030 청년들의 주도로 발생한 민주화운동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면서 "우선, 1.19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내적·외적 부상을 입었을 청년 민주화 운동가들과 경찰 공무원 여러분의 상처가 하루 속히 치유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요구했다.
김정현 단장은 "대한민국은 매년 5월 18일, 여야가 한마음 한뜻으로 광주로 내려가 주먹밥을 나누며 민주화 정신을 기리는 나라이다. 시민이 경찰의 무기고를 습격해 총기와 TNT 폭탄으로 무장한 채 사즉생의 정신으로 일어나,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이 앞당겨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민주화 유공자로 혜택을 받아 국회의원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온 국민의힘 의원들께서는 이번 1.19 민주화운동에 동참한 아들딸뻘 되는 청년들을 당신들의 자식처럼 지켜주시길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20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8, 19일 서울서부지법과 헌법재판소에서 체포된 90명 가운데 51%인 46명이 2030세대였다. 특히 19일 새벽에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체포된 46명 가운데서는 26명이 30대 이하 나이였다.
김정현 단장은 언론과 유튜버들을 향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1.19 민주화운동을 보도하는 언론과 유튜버분들은 현직 대통령이 체포되고 국정이 마비된 국가비상사태에서 청년들이 국민께 경종을 울리기 위해 선택한 처절한 몸부림을 단순 폭동으로 규정 짓지 말아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도 요구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에 참여하셨던 국민들께서는 1.19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청년들이 선처를 받고 석방될 수 있도록 대국민 탄원서 작성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부탁했다.
김정현 단장은 '부정선거 의혹'과 '국회·사법부의 권력남용' 등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 이유로 밝힌 것과 닮은 담론들을 언급하며 이번 사태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그는 "대한민국 사법부와 언론, 정당은 이번 1.19 민주화운동을 통해 현직 대통령에 대한 부적절한 체포를 반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무시될 경우 어떤 비극이 발생할 수 있는지 자각하고, 부정선거 의혹을 은폐하고 국회와 사법부의 과도한 권력남용 행위가 얼마나 많은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는지 자성하는 계기로 삼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사태와 백골단을 일각에서 짙게 연관 짓는 것에 대해 "최근 일부 유튜버를 통해 '1.19 민주화운동을 반공청년단이 주도했다'거나 '하얀 헬멧을 쓴 백골단이 서부지법 기물을 파손했다'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김정현 단장은 "1.19 민주화운동에 반공청년단 간부들은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허위사실 유포를 통해 단체와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유튜버들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며, 댓글을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모든 사람에게도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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