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美 다시 위대하게' 천명에 국제사회 엇갈린 시선

입력 2025-01-20 15:59:32 수정 2025-01-20 21:50:56

미국의 대외 군사개입과 '자유민주체제 수호자' 역할 축소 전망
관세 무기화 예고…무역 의존도 높은 한국 등 일부 국가들 긴장'
'예측불가성'과 '힘 통한 평화' 기조, 북중러 모험주의 억제할지 관심

20일(현지시간)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 시대를 표방하면서 국제사회의 시선도 엇갈리고 있다. 2019년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 양자 회담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 시대를 표방하면서 국제사회의 시선도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세계의 경찰, 자유민주 진영의 리더 역할 등 국제사회 '공공재' 제공자 역할을 축소하는 대신에 미국 내부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에서 미국의 동맹 시스템은 유지하되, 동맹국들의 안보 관련 부담을 획기적으로 늘리도록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 일각에선 그의 '미국 우선주의'가 외교·안보 영역에서는 '신고립주의'를 의미하게 되는 것 아니냐고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승리 후 노골적으로 밝힌 파나마운하, 그린란드, 캐나다 등과 관련한 '영토 야심'은 자국의 앞마당에서만큼은 공세적 확장주의를 통해 경제·안보 관련 이익을 극대화할 것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또 그는 중국이라는 강력한 경쟁자를 만들어 준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자유 무역 체제 수호자 역할에서 벗어나 관세를 앞세운 무역 보호주의 성향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집권 1기 때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에서 극적으로 전환해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 에너지원 시추를 적극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신냉전으로까지 불려온 미중 경쟁과, 미국 대 중국-러시아-이란-북한 등 이른바 '저항의 축' 국가들 간의 갈등상이 트럼프 2기 때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관심을 모은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군사개입 자제 기조는 대만 통일을 꿈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반도 주도권 장악을 꾀하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험주의'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반면 그가 표방하는 '힘을 통한 평화' 기조와, '예측 불가성'은 오히려 각국의 도발적 행동에 대한 '억지 장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20일(현지시간)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 시대를 표방하면서 국제사회의 시선도 엇갈리고 있다. 2019년 6월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양자 회담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바이든 행정부 기간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듬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 등과 같은 '모험주의' 행동이 트럼프 임기 중에는 줄어들 것이라는 트럼프 진영 내부의 기대 섞인 전망도 존재한다.

이처럼 트럼프 2기에 전 세계 군사적 충돌과 전쟁이 줄어들지 여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지만 미국이 자유 진영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 리더 역할에서 발을 빼는 만큼 중국은 '영향력 확장'을 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또 관세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를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의 보호 무역주의는 전 세계 자유무역 체제를 균열시키며 한국처럼 무역 의존도가 큰 나라에 도전을 안길 가능성이 커 보인다.

유엔도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자국 관련 현안과, 자국을 돕는 북한에 대한 제재안 등에서 거부권 행사를 남발하면서 유엔은 안보 문제에서 심각한 기능부전을 보인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엔 기구의 분담금 납부를 거부할 경우 유엔의 약화 추세는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